2021년 8월 13일자 미주판 한국일보 오피니언 [전문가 에세이] ‘심리치료는 왜 중요한가?’ 필자 천양곡 정신과 전문의는 이렇게 여러 가지 정신치료 요법을 소개하고 있다.
내가 누군지, 내 마음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가끔 누구에게 물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특히 삶의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할 때는 더하 다.
“누구 말을 믿을지 모르겠네요.” 환자들에게서 심심찮게 듣는 말이 다. 마음고통이 심해 친구에게 호소했더니 “의지가 약해서 그래. 시간이 가면 없어질 테니 밥 잘 먹고 운동이나 열심히 해.” 성직자 를 찾았더니 “신앙이 부족하면 그래요. 예배 열심히 참석하고 기도 많이 하세요.” 심리상담 치료자는 “지금 먹는 약 중단하고 몇 개월 상담 받으면 해결됩니다.” 정신과의사는 “다른 약으로 바꾸어야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점쟁이는 “사주팔자가 험하니 부적을 몸에 지니면 낫습니다.” 환자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 불안, 우울은 한 가지 요인이 아닌 다양하고 복잡한 환경 과 상황에 의해 발생한다. 원인이 간단치 않으니 치유 또한 각양 각색이다. 이때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함께 하면 효과가 좋다는 임상적 통계자료들이 많이 나와 있다.
약물치료의 장점은 단시간에 증세의 호전을 볼 수 있다는 것. 단점 은 약물의 부작용, 의존과 남용의 위험성, 그리고 겉으로 보이는 증상에 너무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근본적 뿌리를 찾아 해결하기엔 부적절하다. 주로 대화로 하는 정신치료의 장점은 환자 스스로 내면의 문제점을 파악한 후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타인 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심리적 성장을 돕는 것. 단점은 시간 과 비용이 많이 들고 치료효과도 별로다.
원시인들은 자연 속의 모든 사물에 혼이 있다고 생각했다. 혼이 잘못되어 악마가 되면 사람을 병들게 만든다는 미신을 믿었다. 또한 신의 존재를 믿어서 신의 대리인 무당의 주술을 통해 악마를 쫓는 민속의식(한국에서는 굿) 등이 당시 치료방법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는 인체의 검은 담즙이 정신과 몸을 해친다는 의학적 사고를 했다. 치료도 주술이 아닌 좋은 음식섭취 로 대체했다. 중세 천년 동안은 정신병이 신의 저주와 벌 때문이라 는 종교적 믿음으로 인해 의학적 사고가 후퇴한다. 당시 치료를 맡았던 성직자들은 귀신과 악마를 몰아내기 위해 매질, 물, 불 등 으로 정신병자들을 학대, 고문했다.
그 후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을 거치며 과학, 의학의 발전에 힘입어 정신병에도 인도적 치료법이 소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 부분의 서구사람들은 19세기 중반까지 정신병은 악마가 붙었거나 신이 내린 벌로 여겼다. 20세기 중반 정신병 약물의 발견과 프로 이드의 정신분석 영향으로 약물치료와 심리치료가 주요 치료방법 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심리치료는 19세기 후반 프로이드가 정신 질환의 원인이 신체적 이상으로 생긴다는 과학적 증거를 찾지 못하자 정신병을 심리적 병으로 규정하면서 시작되었다. 그후 역동치료 지지치료 행동치료 대인관계치료 인지행동치료 예술 치료 등 심리치료는 정신질환 치료의 한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정신분석 이론에 근거한 역동치료는 내면 깊숙이 숨어있는 내적 갈등에 주목하여 의식적 사고로는 받아드릴 수 없는 무의식의 사고, 즉 무의식의 의식화 과정을 통해 의식 밑의 세계를 성찰하도 록 이끌어 준다. 그런 과정 속에서 환자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해함으로써 현실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심리적 힘을 길러주는 방식이다. 행동치료는 잘못된 학습에 의해 생긴 문제행동을 제거 하고 긍정적 행동을 가르쳐 현실에 적응하는 기술을 터득하게 도와준다. 지지치료는 환자의 정서적 고통을 이해하고 어루만져 주고, 공감하여 현실문제들을 해결할 용기를 길러 주는 방법이다.
인지행동치료는 정신질환들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인간의 사고, 감정, 행동은 밀접히 연결되어 있지만 사고를 주관하는 인지기능이 핵심요소로 생각을 바꿔야 행동과 감정이 뒤따라온다. 왜곡된 사고 를 고쳐주고, 자극과 반응의 학습을 통해 행동의 변화를 도와주는 게 인지행동치료의 기본이다. 대인관계 치료는 심리적 고통과 갈등 이 인간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회적 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 줌으로써 심리적 증상을 덜어주는 방법이다.
이제 정신치료의 방향도 바뀌기 시작했다. 예전엔 환자의 지나간 삶에 너무 집착하고, 부정적 측면인 결점을 줄여서 마음의 고통을 덜어 주는데 중점을 두었다. 지금은 현재 여기에서 처하고 있는 현실상황 속에서 긍정적 측면인 환자의 장점을 강조하여 자신감을 높여주고 숨겨진 재능을 찾도록 도와주고 있다, 예전엔 정신치료의 효과가 별로였지만 지금은 여러 정신질환에서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
<천양곡 정신과 전문의>
이상과 같은 우리 개개인 차원에서의 심리 치료도 중요하지만 날로 악화되고 있는 기후변화로 인한 천지재변天地災變과 코로나 펜데믹 변이 바이러스 그리고 아프칸 사태 등 모두가 자업자득 自業自得의 人災이니 전 세계 지구촌 온 인류의 보다 근원적인 정신 치료가 시급한 문제 아닌가?
2021년 9월 5일자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우리 미래를 과거에 익사 침몰시키다 Drowning Our Future in the Past'
필자 모린 다우드Maureen Dowd는 그녀의 칼럼을 이렇게 시작한다.
"보기 좋은 그림이 아니다. (미국 서부) 한 쪽은 불 난리이고 (동부) 또 한 쪽은 물 난리이며, 이 둘 사이에선 반反 낙태주의자들이 (옛날 서부활극 시대처럼 난동부리는) 총 난리가 일어날 듯 싶다. (이 나라에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아메리카가 (너 죽고 나만 살자고 서로 목 조르는) 끔찍하고 무정無情한 과거로 퇴보 퇴행 하고 있다. 트럼프 이후엔 새 대통령이 우리를 치유하고 우리의 상한 마음을 달래 진정시켜주며 합리적合理的 (인간으로서의) 품위品位/품격品格과 인성人性울 회복시켜 우리 모두 온전한 제 정신을 차리고 분별력을 갖게 해 줄 것을 희망했었다. 그러나 깊은 동굴 터널 끝에 반짝이든 불빛은 단지 하나의 반딧불에 불과했다. IT ISN'T a pretty picture. One coast is burning. The other is under water. In between, anti-abortion vigilantes may soon rampage across gunslinging territory. What has happened to this country? America is reeling backward, strangled by the past, nasty and uncaring, with everyone at one another’s throats. Post-Trump, we let ourselves hope that the new president could heal and soothe, restore a sense of rationality, decency and sanity. But the light at the end of the tunnel turned out to be just a firefly."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칼럼 글을 끝맺고 있다.
"(마치 어항 속의) 금붕어 같은 기억으로 아메리카는 어항 속을 맴돌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전진 향상하지 못하고 우리의 (어두운) 과거를 벗어나기는커녕 그 (불미不美스러운)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다. With a memory like a goldfish, America circles its bowl, returning to where we have been, unable to move forward, condemned to repeat a past we should escape."
코스미안뉴스에 올린 우생의 2020년10월 3일자 칼럼 ‘모두 다 향기롭지’와 2021년 6월 2일자 칼럼 ‘인류人類 인종人種의 맹점盲點 아니 망점亡點-코리아 환상곡幻想曲Korea Fantasia’
우리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자.
[이태상 칼럼] 모두 다 향기롭지
얼마 전부터 한국도 미국도 대중매체의 언론과 정치판에서 사실과 진실은 실종되고 상대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갓차(gotcha, got you의 줄임말)’ 언론과 정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함정을 파놓 고 교묘하게 유도해서 ‘너 딱 걸렸어’ 하는 마녀사냥 말이다.
요즘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만 그 이전부터 우리는 여러 가지 색깔과 모양의 마스크를 써오지 않았 나. 백인이다 흑인이다. 남자다 여자다, 양반이다 상놈이다, 보수 다 진보다, 우파다 좌파다, 성직자다 속인이다 등......
우리의 선각자先覺者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 (1883-931)이 그의 우화집 ‘광인The Madman: His Parables and Poems, (1918)’ 서두에 하는 말 좀 들어보리라.
그대는 묻는다. 어떻게 내가 광인이 되었는가라고.
이래서였지, 여러 신神들이 태어나기 오래전, 어느 날 깊은 잠에서 깨어보니 내 모든 마스크를 누가 훔쳐 가버렸어. 내가 고안해 만들 어 일곱 번이나 살아온 일곱 종류의 인생을 살면서 쓰던 일곱 가지 다른 마스크를.
그래서 나는 얼굴에 아무런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사람들이 붐비 는 거리를 달리면서 소리쳤지. “도둑이야, 도둑이야, 저주받은 도둑이야.” 남자고 여자고 사람들은 날 보고 웃었고 어떤 이들은 내가 무섭다고 집으로들 도망갔어. 내가 장터에 이르자 한 젊은이 가 지붕 꼭대기에 올라서서 소리쳤어. “저 사람은 미친 사람 광인 이야”라고. 내가 그를 쳐다보려고 얼굴을 들었지.
그랬더니 찬란한 태양이 마스크 쓰지 않은 내 맨얼굴에 처음으로 키스를 해주었어. 난생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은 내 생얼굴에 해가 뽀뽀를 해주자 내 영혼이 태양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올랐고, 나는 더 이상 잃어버린 내 마스크를 아쉬워하지도 원치도 않았어.
그리고 마치 무아지경에라도 빠진 듯 나는 소리 질렀지. 복 받으리 라. 복 있으리라. 내 마스크를 훔쳐 간 도둑들에게. 이리해서 나는 광인이 되었어. 그런데 이렇게 황홀하게 미친 상태에서 나는 자유 와 평안을 찾았지. 나 혼자 있을 수 있다는 고독의 자유와 사람들로 부터 이해돼야 한다는 부담의 짐을 벗어버리게 된 거지.
왜냐하면, 우리를 이해한다는 사람들은 우리 안에 있는 그 무엇을 속박하고 우리를 자신들의 노예로 삼기 때문이야. 그렇지만 내가 안전하다고 너무 자만할 수는 없어. 감옥에 갇힌 도둑도 다른 도둑 으로부터는 안전하니까.
You ask me how I became a madman.
It happened thus:
One day, long before many gods were born, I woke from a deep sleep and found all my masks were stolen,ㅡthe seven masks I have fashioned and worn in seven lives,ㅡ I ran maskless through the crowded streets shouting, “Thieves, thieves, the cursed thieves.”
Men and women laughed at me and some ran to their houses in fear of me.
And when I reached the market place, a youth standing on a house-top cried, “He is a madman.”
I looked up to behold him; the sun kissed my own naked face for the first time. For the first time the sun kissed my own naked face and my soul was inflamed with love for the sun, and I wanted my masks no more. And as if in a trance, I cried, “Blessed, blessed are the thieves who stole my masks.”
Thus I became a madman.
And I have found both freedom and safety in my madness; the freedom of loneliness and the safety from being understood, for those who understand us enslave something in us.
But let me not be too proud of my safety. Even a thief in a jail is safe from another thief.
자, 이제 칼릴 지브란이 그의 ‘예언자The Prophet(1923)’의 속편(續篇/續編)이라 할 수 있는 ‘예언자의 뜰The Garden of the Prophet(1933)’에서 하는 말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과 ‘바로 이 순간에’ 그리고 ‘모두 다 향기롭지’도 들어보리라.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
항상 반신반의하는 제자
사르키스가 물어 말하기를
선생님 추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알무스타파 말해 가로되
집 앞으로 지나가면서
문 한 번 두드리지 않고
그 집 인심 사납다고 할
사람 세상 어디 있겠나.
추하다고 하는 것 속에
우리 들어가 보지 않고
추하다고 말할 수 없지.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
참으로는 우리 눈에 낀
눈곱일 뿐이 아니겠나.
바로 이 순간에
선생님 시간이란 뭣이죠.
시간 가는 것이 무엇이죠.
이렇게 한 제자가 묻자
알무스타타 대답하기를
흙 한 줌 집어 들어 보게
그 흙 속에 뭐가 있는지.
한 알의 씨앗이 있다면
그 씨앗 숲이 될 것이오.
한 마리 벌레가 있다면
한 무리 천사가 되겠지.
그 씨앗 숲으로 만들고
그 벌레 천사로 바꾸는
세월이란 시간 모두가
바로 이 순간에 있겠지.
철마다 바뀌는 계절이란
우리의 생각 바뀜일 뿐
우리 깨우침이 봄이라면
우리의 기쁨이 여름이고
우리의 추억이 가을이며
우리의 꿈은 겨울이겠지.
모두 다 향기롭지
하루는 제자 파르드루스
뜰을 거닐다가 돌을 차고
홧김에 그 돌 집어 들고
너 생명도 없는 돌멩이
죽은 것이 감히 어떻게
나의 발뿌리에 채이냐
그 돌 집어 던져버리자
알무스타파 말해 가로되
돌멩이가 죽은 것이라니
세상에 생명 없는 것이란
하나도 없는 줄 모르는가.
모든 것이 낮과 밤을 따라
숨 쉬면서 살아 움직이지.
자네와 돌이 한가지인데
돌보다 자네 심장이 좀 더
빨리 뛰고 있을 뿐이라네.
조용히 우리가 들어보면
우리들이 숨 쉬는 숨소리
저 바다 파도치는 소리
저 하늘 바람 부는 소리
다 한 소리로 들린다네.
돌과 별이 함께 더불어
모든 것들이 다 어울려
같이 부르는 한 노래로.
돌 차고 돌을 나무람은
하늘 별 보고 저주함과
다를 바 없지 않겠는가.
내 말 이해가 안 된다면
다음 날 새벽을 기다려
별들과 돌들 줍게 되리.
어린아이가 계곡에 핀
백합꽃을 꺾어 따듯이.
모든 것이 다 향기롭게
숨 쉬고 있음 알아야지.
And Sarkis, he who was the half-doubter, spoke and said:
"And what of ugliness, Master? You speak never of ugliness."
And Almustafa answered him, and there was a whip in his words, and he said:
"My friend, what man shall call you inhospitable if he shall pass by your house, yet would not knock at your door?
"And who shall deem you deaf and unmindful if he shall speak to you in a strange tongue of which you understand nothing?
"Is it not that which you have never striven to reach, into whose heart you have never desired to enter, that you deem ugliness?
"If ugliness is aught, indeed, it is but the scales upon our eyes, and the wax filling our ears.
"Call nothing ugly, my friend, save the fear of a soul in the presence of its own memories."
And upon a day as they sat in the long shadows of the white poplars, one spoke saying:
"Master, I am afraid of time. It passes over us and robs us of our youth, and what does it give in return?"
And he answered and said:
"Take up now a handful of good earth. Do you find in it a seed, and perhaps a worm? If your hand were spacious and enduring enough, the seed might become a forest, and the worm a flock of angels. And forget not that the years which turn seeds to forests, and worms to angels, belong to this Now, all of the years, this very Now.
"And what are the seasons of the years save your own thoughts changing? Spring is an awakening in your breast, and summer but a recognition of your own fruitfulness. Is not autumn the ancient in you singing a lullaby to that which is still a child in your being? And what, I ask you, is winter save sleep big with the dreams of all the other seasons."
And on a day, as Phardrous, the Greek, walked in the Garden, he struck his foot upon a stone and he was angered. And he turned and picked up the stone, saying in a low voice:
"O dead thing in my path!" and he flung away the stone.
And Almustafa, the chosen and the beloved, said:
"Why say you: 'O dead thing'? Have you been thus long in this Garden and know not that there is nothing dead here? All things live and glow in the knowledge of the day and the majesty of the night. You and the stone are one. There is a difference only in heart-beats. Your heart beats a little faster, does it, my friend? Ay, but it is not so tranquil.
"Its rhythm may be another rhythm, but I say unto you that if you sound the depths of your soul and scale the heights of space, you shall hear one melody, and in that melody the stone and the star sing, the one with the other, in perfect unison.
"If my words reach not your understanding, then let be until another dawn. If you have cursed this stone because in your blindness you have stumbled upon it, then would you curse a star if so be your head should encounter it in the sky. But the day will come when you will gather stones and stars as a child plucks the valley-lilies, and then shall you know that all these things are living and fragrant."
[이태상 칼럼] 인류人類 인종人種의 맹점盲點 아니 망점亡點-코리아 환상곡幻想曲Korea Fantasia
예수도 말했던가. ‘너 자신을 치유하라 Heal Thyself’고. 우주 자연 만물 하나하나가 다 소우주라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이 유기체有機體로 자가치유自家治癒의 자정능력自淨能力이 있다. 그동안 인간의 적폐積弊로 오염될 대로 오염되고 병들 대로 병든 지구별도 견디다 못해 코로나바이러스를 동원한 자정 능력 을 발휘하고 있음이 너무도 역력歷歷하고 자명自明하지 않은가. 아래와 같이 이런 낌새를 진작 차린 몇 사람의 말을 인용해보리 라.
인간이 성취한 모든 물질문명과 도시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그래도 치유되고 용서받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계로 이전할 수 있는 축복을 받았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숲속에서 뛰노는 사슴을, 들판을 가로지르는 여우를, 겨울을 나기 위해 남쪽으로 춤추며 날아가는 나비를, 저 아득히 먼 하늘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독수리를 우리가 볼 때 말이다. Even with all our technological accomplishments and urban sophistication, we consider ourselves blessed, healed in some manner, forgiven, and for a moment transported into some other world, when we catch a passing glimpse of an animal in the wild: a deer in some woodland, a fox crossing a field, a butterfly in its dancing flight southward to its wintering region, a hawk soaring in the distant sky.
-Thomas Berry
나는 동물을 지나치도록 좋아하진 않아도, 너무도 경이롭도록 놀라워할 뿐이다. I’m not overfond of animals. I’m merely astounded by them.
-David Attenborough
동물들이 어떻게 모든 걸 아는지 난 모르지만, 그들이 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어쩌면 세상엔 그 어떤 단어로 성립되어 있지 않은 언어가 있어 만물이 이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또 어쩌면 모든 것에 숨겨진 영혼이 있어 그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도 언제나 다른 영혼에게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리라. How it is that animals understand things, I do not know, but it is certain that they do understand. Perhaps there is a language which is not made of words and everything in the world understands it. Perhaps there is a soul hidden in everything and it can always speak, without even making a sound, to another soul.
-Frances Hodgson Burnett, A Little Princess
우리가 그럴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동물들은 우리 생각 을 알아차린다. 그들은 우리 인간에 대해 아주 낮은 평가를 하고 있으리리고 나는 믿는다. Animals are so much quicker in picking up our thoughts than we are in picking up theirs. I believe they must have a very poor opinion of the human race.
-Barbara Woodhouse
동물들은 우리 곁에서 성장하며 다른 나라에 존재하는 우리 형제 자매들이다. 그들은 우리보다 열등한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지느러미, 날개, 프로펠라 같은 두 발, 또는 네 발을 가졌지만 우리에겐 두 발뿐이다. 어떤 동물은 사나운 발톱과 엄지를 가졌지 만 인간들은 그보다 훨씬 더 고약한 발톱과 그 이상의 몹쓸 것들 을 만들어 냈다. 우리는 이 피조물들을 지배하고 착취하며 감금할 권리가 없다. 그들은 그들대로 야생적으로 살아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들을 ‘고르버려 고르삐떠’ 그들의 존재와 행동방식까지 수정 변경 개조해서 착취하고 인간의 제물로 만들었다. 그 일부는 인간의 ‘반려동물’로 또 다른 일부는 인간의 노예로 말이다. The animals are our brothers, another nation living on Earth, growing up beside us. They are not lesser beings; they are selves in different forms. Some of them have flippers, some wings for motivation; some have two propelling legs, some have four; we have only two. Some have thumbs, some have claws. We have manufactured claws and worse. We have no rights over these creatures; yet we exploit and imprison them. They should run wild and be on their own, but we have corrupted them, enslaved them, and modified their behavior and opportunities. Some of them like it, some
don’t. We have made friends of some and slaves of others.
-Helen Nearing
동물원은 슬프게도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동물원의 공적인 존재 이유와 목적이 방문객들에게 동물들을 관찰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지만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동물들의 진정한 모습은 없는 까닭에서다. 낯선 방문객이 맞닥뜨리는 건 고작해야 옆으로 아니 면 멍하니 먼 데로 돌리는 동물들의 흘깃 지나치는 눈길일 뿐이 다. The zoo cannot but disappoint. The public purpose of zoos is to offer visitors the opportunity of looking at animals. Yet nowhere in a zoo can a stranger encounter the look of an animal. At the most, the animal’s gaze flickers and passes on. They look sideways. They look blindly beyond.
-John Berger
나는 때때로 궁금증을 갖게 된다. ‘너는 동물이야’란 말이 왜 모욕 적인 욕이 되는지. 만일 동물들이 말을 할 수 있었다면 그들 사이 에선 "넌 인간이야”란 말이 그들이 즐겨 쓰는 욕설일 것 같다. I sometimes wonder why “You’re an animal” is an insult; it seems to me that, if animals could talk, “You’re a human” would be one of their favorite insults.
-Richard E. Turner
동물의 이해利害보다 인간의 이해가 더 중요하다는 그 어떤 비 인격적이고 비인칭적인 이유도 있을 수 없다. 동물이 인간을 파멸 시키는 것보다 인간이 동물을 더 쉽사리 살처분할 수 있다는 게 인간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그 유일한 근거이다. 우리는 예술과 과학과 문학에 능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높이 평가하지만 고래 는 분수처럼 바닷물을 용오름으로 내뿜을 수 있고, 당나귀는 바하 의 음악보다도 더 일정하게 그 울음소리를 끌고 갈 수가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일방적으로 우리 인간이 우월하다고 억지 주장 을 펴는 것이다. There is no impersonal reason for regarding the interests of human beings as more important than those of animals. We can destroy animals more easily than they can destroy us; that is the only solid basis of our claim to superiority. We value art and science and literature because these are things in which we excel. But whales might value spouting, and donkeys might maintain that a good bray is more exquisite than the music of Bach. We cannot prove them wrong except by the exercise of arbitrary power.
-Bertrand Russell
동물이란 단어 앞에 야생이란 말을 붙인 건 인간이다. It is man who has affixed the word wild to the name animal.
-Colette
동물을 사랑하라. 조물주는 동물에게도 생각의 기초, 기본과 근본 을 주었고, 거리낌 없이 기쁨을 누리도록 해주었다. 그러니 그들 을 괴롭히지 말고, 그들의 행복감을 빼앗지 말 것이며 조물 주의 뜻을 거역하지 말 일이다. Love the animals: God has given them the rudiments of thought and joy untroubled. Do not trouble it, don't harass them, don’t deprive them of their happiness, don't work against God’s intent.
-Fyodor Dostoevsky, The Brothers Karamazov
내가 고양이의 사사로운 일상에 관여하지 않듯이 고양이도 내 생활에 간섭하지 않는다. 우리 두 (사람) 둘 다 바보처럼 인간의 감정을 우리가 키우는 애완동물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I rarely meddled in the cat’s personal affairs and she rarely meddled in mine. Neither of us was foolish enough to attribute human emotions to our pets.
-Kinky Friedman
내 생(전)에 와서야 비로소 인류와 가장 가까운 유인원類人猿 침팬지도 의식이 있음을 과학자들이 인정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우리와 너무도 달라 지구별 밖 외계나 공상과학소설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다른 피조물들은 어떤가? 우리가 우리의 지성만이 아니고 감성까지 동원해 그 방편으로 사용한다면 이런 다른 피조물들의 내부 내적인 삶을 우리가 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
Only during my lifetime had scientists begun to acknowledge that chimpanzees, humankind’s closest relatives, are conscious beings. But what about creatures so different from us that you’d have to go to outer space, or into science fiction, to find anything so alien? What might I discover about the interior lives of these animals if I were to use, as a tool of inquiry, not only my intellect, but also my heart?
-Sy Montgomery
우주는 온통 마술 같아 우리의 정신과 영혼이 날카롭게 예민해져 그 마법을 풀 때를 기다리고 있다. The universe is full of magical things patiently waiting for our wits to grow sharper.
-Eden Phillpotts
침묵과 고독은 공기처럼 엷도록 희박하고 밤하늘에 멀리 날아가 는 기러기 떼의 울음 같은 야생 음악으로 젖어 물든다. 저 달 표면 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기러기들의 흥분되고 고조된 목소리가 밤 하늘을 짜릿짜릿하도록 저리게 해주는 걸 보면서 이 희귀한 순간 별안간 촉발된 통찰력의 직관으로 나는 야성적이고 자유롭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되는 것이었다. The silence and the solitude were touched by wild music, thin as air, the faraway gabbling of geese flying at night. Presently I caught sight of them as they streamed across the face of the moon, the high, excited clamor of their voices tingling through the night, and suddenly I saw, in one of those rare moments of insight, what it means to be wild and free.
-Martha Reben
자, 이제 인류의 마지막 희망으로 코리아 환상곡 Korean Fantasia을 읊어 볼거나.
지난 2011년 영국·미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세계 작곡가들 이 선정단으로 참여한 세계 아름다운 곡 선정하기 대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1위로 뽑혔고, 그다음 해 2012년엔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리랑’과 단군의 홍익인간弘益人間과 홍익만물弘益萬物 그리고 천도교天道敎의 인내천人乃天 사상의 우본자연인도주의宇本自然人道主義 곧 코스미안 사상이 오늘의 시대정신Zeitgeist이 되어야 하리라.
우리의 정감情感 넘치는 ‘아리랑’ 가락을 타고 신명나는 K-Pop과 싸이의 말춤에 이어 BTS 한류Korean Wave를 통해 바야흐로 개명천지 ‘코스미안 시대Cosmian Age’가 도래하고 있다는 뚜렷 한 표상이 가슴에 벅차게 떠오른다. 우리나라 고유의 종교 천도교 天道敎의 성서라고 하는 동경대전東經大全에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람이 붓을 어떻게 잡는지 잘 살펴보라.
정신을 가다듬고 고요한 마음으로 글씨를 쓴다.
찍는 점點 하나로 글 전체가 달라진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영화로도 만들어진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와 그 원조 격인 ‘반지의 제왕’을 보면 세상이 우리의 현실처럼 온통 마술의 산물이다.
근대 서양 오페라의 창시자로 불리는 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1813-1883)가 중세 독일의 대서사시 ‘니벨룽겐의 노래Nibelungenlied’를 소재로 작곡· 작사한 ‘니벨룽겐의 반지Der Ring des Nibelungen’가 있다. 라인강 을 무대로 한 이 우화적인 서사시는 마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데다 특히 인간의 자연환경 파괴로 인한 지구의 파멸을 막자는 교훈을 담고 있다.
아일랜드 출신 영국 극작가며 비평가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1856-1950)는 세계를 크게 변화시킨 산업혁명의 와중에서도 이 작품을 통해 자본주의가 무너지고 계급 없는 평등 사회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의 자연환경 보호론자들인 ‘녹색당원들’에게는 현대 공업화로 빚어지는 온갖 자연공해는 ‘괴테르다메룽,’ 즉 북유럽 신화의 신들과 거인족 간의 최종적인 싸움의 결과로 오는 세계의 종말을 뜻하는 것 같다.
바그너는 알고 있었다. 우리가 대지를 농락하거나 우롱할 수 없음 을. ‘니벨룽겐의 반지 ’에서 그는 예언하듯 말한다. 짧은 세월동안 은 인간이 자연을 정복할 수 있을지 모르나 궁극적으로 자연은 되 살아나고 신처럼 군림하던 인간은 멸망할 것이라고. 우리가 자연 환경을 더럽히고 파괴하는 그 대가로 우리 자신의 비참한 불행과 혼란, 카오스를 피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 어두운 비유로서 악한 난쟁이인 알베르히가 라인강에서 불가 사의한 마력이 있는 황금을 훔치는데 이 행위 자체가 자연의 조화 와 질서를 깨뜨리는 인간의 욕망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황금으로 고리 가락지를 만들어 끼는 사람은 누구나 절대적인 힘을 쓸 수 있는 반면 반드시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되고, 이 황금이 라인강 밖으로 나와 오래되면 될수록 그만큼 더 지구는 황폐해진다.
보다 못해 여주인공 브륀힐드는 더 이상 세상이 더럽혀지는 것을 볼 수 없어 신들과 알베르히의 노예로 땅속에서 사는 인간 이하의 종족 니벨룽스를 차라리 없애버리려고 세상에 불을 질러버린다. 그러자 라인강이 범람하여 불길을 끄고 도둑맞았던 황금을 되 찾아 지구생태계의 질서를 회복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기 땅과 물과 불 그리고 공기를 대표 하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카산드라Casandra들로서 세상에 서 상대해 주지 않는 나쁜 일 흉사凶事의 예언자들이다. 이들은 거듭해서 신들에게 물욕과 권세욕 때문에 생길 재앙에 대해 경고 한다.
‘우주의 주인’인 우두머리 신 보탄의 비서실장격인 에르다는 땅의 어머니로서 지신地神인데 황금을 라인강에 되돌려주지 않으면 자연의 질서가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라인강 자체와 그 속의 황금을 지키고 끝내 되찾아 내는 ‘라인의 처녀들’이 물의 신 수신 水神이고, 보탄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면서도 계속 황금을 라인강 에 돌려주자고 간언하나 번번이 묵살 당하는 로게는 불의 신 화신 火神이다.
공기를 대표하는 것은 세 마리의 조신鳥神인데 그 중 ‘사상’과 ‘기억’이란 이름의 두 마리 보탄의 갈까마귀는 위로 날면서 그들 의 주인을 경호하고 또 한 마리 ‘숲새’는 보탄의 손자인 지그프리트에게 어떻게 하면 악한 수중에서 황금을 되찾아 그 제 자리로 돌려보낼 수 있는지 일러준다.
이 독일 전설의 영웅 지그프리트는 성실한 인성의 인물로 자연을 사랑하고 지식을 갈망하며 불의와 맞서 정의를 위해 싸운다. 자연 에 대적하는 것은 알베르히와 보탄 둘 다인데 알베르히는 사회의 무법자들을 상징하고 보탄은 사회의 지도자를 가리킨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회의 재난을 불러일으키는 자들과 이들로부터 힘 의 고리를 얻어 세도를 부리는 자들이다.
이 반지 고리의 끝 장면은 ‘신들의 황혼’으로 결국 자연은 스스로 를 되찾아 권력에 굶주린 신들을 제거하고 세상을 인간들에게 맡긴다. 이처럼 이 작품에서 바그너는 우리가 지구의 주인이 아닌 단지 관리인임을 강조한다.
사실 우리 한민족은 원래 자연을 파괴하기보다는 자연과 함께 조화롭게 살았던 민족이다. 그렇다면 이 대자연의 반지 ‘고리’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피어나는 코리아에서부터 단군의 홍익 인간/홍익만물과 천도교의 인내천 사상으로 발현된 코스미안 사상이 그 참된 제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리라. 우리 한민족이 이 같은 일을 주도할 천명을 타고 난 것이다. 천지가 새롭게 개벽 할 날이 오고 있다. 아리랑 만세! 한류 만세! 코스미안 만세!
얼마 전 (지난 3월 4일 방송된) 미스트롯2 결승전 인생곡 미션에서 양지은(미스트롯2眞) 님이 부른 '붓' [작사: 류선우/작곡 류선우/원곡 가수 강진]이 한반도 전역 아니 온 지구촌으로 계속 울려 메아리치고 있어라.
힘겨운 세월을 버티고 보니
오늘 같은 날도 있구나
그 설움 어찌 다 말할까
이리 오게 고생 많았네
칠십년 세월
그까짓 게 무슨 대수요
함께 산 건 오천년인데
잊어버리자 다 용서하자
우린 함께 살아야 한다
백두산 천지를 먹물 삼아
한 줄 한 줄 적어나가세
여보게 친구여
붓을 하나 줄 수 있겠나
붓을 하나 줄 수 있겠나
칠십년 세월
그까짓 게 무슨 대수요
함께 산 건 오천년인데
잊어버리자 다 용서하자
우린 함께 살아야 한다
한라산 구름을 화폭 삼아
한 점 한 점 찍어나가세
여보게 친구여
붓을 하나 줄 수 있겠나
여보게 친구여
붓을 하나 줄 수 있겠나
붓을 하나 줄 수 있겠나
오늘 아침 70대 내 장조카 (나보다 열 다섯 살 위 큰 형님 맏아들) 이학현 씨가 카톡으로 보내온 글 두 편 코스미안뉴스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 아래와 같이 옮겨 보리라.
百日紅(배롱나무)
먼 옛날
어느 바닷가 어촌 앞의 섬에
머리 3개가 달린 이무기가
살고 있었는데
그 어촌에서는
그 섬의 이무기에게
매년 처녀를 제물로 바치지
아니 하면
이무기가 어민들에게
큰 화를 입게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해
이무기에게 제물로 바치게 될
처녀가 선정되었는데
그 처녀를 사모하던 청년이
그 녀를 구하기 위하여
처녀 대신에 처녀의 옷을 입고
제단 앞에 앉아 이무기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때
이무기가 나타나자
그 청년은
잽싸게 칼을 뽑아 이무기의
머리 두개를 잘랐으나
나머지 한개의 머리는
자르지 못한채 이무기는
섬으로 도망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처녀가
기뻐하며
저는 제물로 바처져 죽을
목숨이었는데
저를 이렇게 살려 주셨으니
저는 이제 낭군님의 여인이
되겠습니다
라고 말하자
그 청년은
아직은 이르오
이무기의 남은 머리를 베어
오겠습니다
만약 내가 이무기의 남은
머리를 자르는데 성공하면
배에 흰 깃발을 달고
돌아오겠노라 약속하고
그 청년은 배를 타고 이무기가
살고 있는 섬으로 향했다
처녀는 청년이 무사히 살아
되돌아 오기를 간절히 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100일이 되는 날
저 멀리서 청년의 배가 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배의 깃발이
흰 깃발이 아니고 붉은
깃발이었다
처녀는 붉은 깃발을 보자
청년이 죽은 것으로 지례
짐작하고 그 배가 육지에
닿기도 전에 사랑한 님의
곁으로 간다면서 바다에
몸을 던져 죽고 만 것이다
그러나 그 배의 붉은 깃발은
이무기와 100일 동안 싸우
느라고 피투성이가 되어
붉은 깃발이 되었던 것이다
그 후 그 처녀의 무덤가에
나무 한그루가 자라나
꽃을 피어 100일 동안
붉게 피어 났으니
그 나무를 죽은 처녀의 혼이
살아 난 나무라 하였고
그 나무의 이름을 百日紅
이라 하였다
이 百日紅(백일홍)은
배롱나무라고도 하는데
중국에서는 붉은 꽃이라는
의미로 紫薇花(자미화)라 하고
일본에서는 나무가 미끄러워
원숭이도 미끄러진다 하여
원숭이 미끄럼나무(さるすべり)
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百日紅 (배롱) 나무는
수령 약800년 된 나무로
부산시 동래구 소재
하지공원에 심어져 있고
백일홍이 군락을 이루어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는 곳은
전남 담양군 고서면 산덕리
소재 인조반정의 공신 오희도가
자연을 벗 삼아 詩를 읊으며
閑居(한거) 하였던 곳
鳴玉軒(명옥헌)이다
송강 정철 또 사육신 중의 한사람인 성삼문 등 많은 시인 묵객들은 한결같이 4군자 만큼이나 백일홍을 좋아하고 벗 삼으며 주옥같은 다음의 詩를 남겼다
詠 紫薇花 松江 鄭澈
一園春色紫薇花(일원춘색자미화)
봄빛 가득한 동산에 자미화 곱게 피어
纔看佳人勝玉釵(재간가인승옥채)
그 예뿐 얼굴 옥비녀보다 곱구나
莫向長安樓上望(막향장안루상망)
망루에 골라 장안을 바라보지 말라
滿街爭是戀芳華(만가쟁시연방화)
거리의 사람들 모두 네 모습 사랑하여 다투리
百日紅 成三問
昨夜一花衰(작야일화쇠)
어제밤 한송이 지고
今朝一花開(금조일화개)
오늘 아침 한송이 피어
相看一百日(상간일백일)
서로 일백일 바라보니
對爾好衡杯(대이호형배)
너와 함께 바라보며 한잔 하리라
한여름 길을 가다 보면
여기저기에 백일홍이 곱게 피어
가던 길을 멈추고 한번쯤
처다보게 합니다
鳴玉軒(명옥헌) 동산에 백일홍
만발할 때 쯤이면 우리도 백일홍
그늘 아래 모여 앉아 한평생 시름
다 벗어 놓고 술 한잔 나눔이 어떠할까 생각이 듭니다
오늘 하루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되세요
'초토의 시'로 유명한
시인 '구상'과
'소'를 그린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이중섭은
오랫동안 우정을 나누는
친구사이 였다고 합니다.
어느 날 구상이 폐결핵으로 폐 절단 수술을 받았는데 몸의 병은 병원에서 의사가 고쳐 주겠지..
하지만 약해진
마음은 사람 만나는 것으로
치료하는 것이기에
구상은 절친한 친구인 이중섭이 꼭 찾아와 함께 이야기해
주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평소 이중섭보다 교류가 적었던 지인들도 병문안을
와 주었는데,
유독 이중섭만 나타나지 않은것입니다.
구상은 기다리다 못해 섭섭한 마음마저 들던 것이
나중에는 이 친구에게 무슨 사고라도 생긴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지경이었습니다.
다 죽어가는 상태에서 섭섭한 마음이 오히려 멀쩡한 친구에 대한 걱정으로 전환되는 순간 둘도없는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지요!
마침내 뒤늦게 이중섭이 찾아온 것입니다.
심술이 난 구상은 반가운
마음을 감추고 짐짓 부아가 난 듯 말했습니다.
"자네가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그 누구보다 자네가 제일 먼저
달려올 줄 알았네! 내가 얼마나자네를 기다렸는지 아나?"
"자네한테 정말 미안하게 됐네.
빈손으로 올 수가 없어서.
이중섭이 내민 꾸러미를
풀어보니,
천도복숭아 그림이 있었습니다
"어른들 말씀이 천도복숭아를 먹으면 무병장수 한다지
않던가?
그러니 자네도 이걸 먹고
어서 일어나게."
구상은 한동안 말을 잊었습니다.
과일 하나 사 올 수 없었던
가난한 친구가 그림을 그려
오느라 늦게 왔다고 생각돼
마음이 아팠습니다.
구상 시인은 2004년 5월 11일 세상을 떠날때까지 천도 복숭아를 서재에 걸어 두고
평생을 함께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갈구하는 우정이 아닐런지요?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입니까?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미로운 일일입니까?
가까이, 또는 멀리,
그리고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눈에 아롱거리며 미소짓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가 아직 살아서 느끼는
기쁨이 아닐까요?
그런 당신이 내곁에 있기에
마냥 행복합니다.
진정한 친구 한 사람만 만들수 있으면 인생의 반은 성공한
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간혹 인생의 절반을 함께
지탱해 줄 수 있는 친구가
내곁에는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그런 친구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고요?
저도 가끔은 바쁘다는 핑계로 친구들을 잊고 살고 있거든요..
그러나 그런 친구가 내옆에서 마음편히 있을 수 있도록
마음도 열어놓고
시원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그늘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그저 나의 가까운 친구, 이웃, 비록 보기 힘들더라도
기도와 묵상으로
그 다정한 얼굴을 스쳐보며 잠시라도 이름도 불러보고 마음에도 품어보면서~
또한
내 마음에 품은 친구가
결코 내곁을 떠나지 않고
언제나 편히 머물 수 있도록 배려의 마음도 갖어야 하겠습니다.
이상과 같은 우리 개개인 차원에서의 심리 치료도 중요하지만 날로 악화되고 있는 기후변화로 인한 천지재변天地災變과 코로나 팬데믹 변이 바이러스 그리고 아프간 사태 등 모두가 자업자득自業自得의 人災이니 전 세계 지구촌 온 인류의 보다 근원적인 정신 치료가 시급한 문제 아닌가?
2021년 9월 5일자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우리 미래를 과거에 익사 침몰시키다 Drowning Our Future in the Past'
필자 모린 다우드Maureen Dowd는 그녀의 칼럼을 이렇게 시작한다.
"보기 좋은 그림이 아니다. (미국 서부) 한 쪽은 불 난리이고 (동부) 또 한 쪽은 물 난리이며, 이 둘 사이에선 반反 낙태주의자들이 (옛날 서부활극 시대처럼 난동부리는) 총 난리가 일어날 듯 싶다. (이 나라에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아메리카가 (너 죽고 나만 살자고 서로 목 조르는) 끔찍하고 무정無情한 과거로 퇴보 퇴행 하고 있다. 트럼프 이후엔 새 대통령이 우리를 치유하고 우리의 상한 마음을 달래 진정시켜주며 합리적合理的 (인간으로서의) 품위品位/품격品格과 인성人性울 회복시켜 우리 모두 온전한 제 정신을 차리고 분별력을 갖게 해 줄 것을 희망했었다. 그러나 깊은 동굴 터널 끝에 반짝이든 불빛은 단지 하나의 반딧불에 불과했다. IT ISN'T a pretty picture. One coast is burning. The other is under water. In between, anti-abortion vigilantes may soon rampage across gunslinging territory. What has happened to this country? America is reeling backward, strangled by the past, nasty and uncaring, with everyone at one another’s throats. Post-Trump, we let ourselves hope that the new president could heal and soothe, restore a sense of rationality, decency and sanity. But the light at the end of the tunnel turned out to be just a firefly."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칼럼 글을 끝맺고 있다.
"(마치 어항 속의) 금붕어 같은 기억으로 아메리카는 어항 속을 맴돌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전진 향상하지 못하고 우리의 (어두운) 과거를 벗어나기는커녕 그 (불미不美스러운)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다. With a memory like a goldfish, America circles its bowl, returning to where we have been, unable to move forward, condemned to repeat a past we should escape."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