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 윌리엄스(1911-1983)는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 출신으로 그의 아버지 코닐리우스 윌리엄즈는 거친 성격을 지니고 살았고 윌리엄스의 여자 같은 성격을 싫어했으며 어머니 에드위나는 아버지와의 원치 않은 결혼에 의해서 항상 그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함으로써 많은 전문가들은 이렇게 문제가 많았던 테네시 윌리엄스 가족이 그의 많은 작품들의 자극제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유리 동물원(1944)’,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47)’,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1955)’ 등이 있으며 ‘유리 동물원은 그가 처음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해준 작품이며,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로 1947년, 1955년 퓰리처상을 2회 수상하였다.
유리동물원에는 작품의 해설자가 있다. 1막에서 톰은 스스로를 해설자이자 등장인물이라고 소개하며 등장한다. 어렵게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톰, 그들에겐 과연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한 아파트에 어머니인 아만다, 그의 딸 로라 아들 톰이 살고 있다.
아만다의 남편은 오래전에 가족을 버렸다. 신발 공장의 말단 직원인 '톰'은 시인의 꿈과 현실의 괴리에서 몸부림치면서도 항상 모험 생활을 꿈꾼다. 아만다는 아일랜드 귀족 계층의 신분으로 하층민의 처지에 놓인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지 못해 과거 미국 남부에서 살았던 소녀시절의 화려했던 때를 회상하면서 살아간다. 그런 과거에 사로잡혀 중세 귀족들의 초상화에나 나옴직한 자태를 가족들에게 요구하며 귀족적일 것을 강요한다. 그녀는 다리를 저는 장애를 가졌으며 바깥세상에 대해 트라우마를 가진 딸 로라의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한다.
딸 로라는 어렸을 때 병을 앓은 후 다리는 저는 장애를 갖는다. 그녀는 외부 세계와 단절한 채로 유리 동물들을 수집하고, 그것들을 바라보면서 현실에서 도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청춘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하지 않고는 직성이 풀리지 않는 어머니의 넋두리를 들어주기도 하고, 새벽에 만취하여 돌아오는 동생을 마중 나가기도 하는 심성 고운 여자지만 폐쇄적, 소극적, 현실 도피적인 성격이다.
아만다는 유리로 된 인형들을 관리하는데 정성을 쏟는 로라에게 신랑감을 찾아주기 위해 안달을 하고 톰에게 부탁을 한 결과 톰은 직장 동료인 짐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게 되는데 짐이 오는 날 오라는 그가 고등학교 시절 자신이 짝사랑하던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긴 오후가 지나고 짐과 로라는 끊긴 전기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던 중 촛불 하나를 켜두고 둘이 거실에 앉아있다.
짐은 열등감과 콤플렉스를 처방해 준다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로라와 춤을 춘다. 실수로 유리동물원에 부딪혀 유니콘의 뿔을 깨뜨리지만 로라는 괜찮다고 하고 짐은 열등감을 누군가 없애줘야 하고 그러려면 키스를 해야 한다며 입을 맞춘다, 로라는 기대감에 부풀지만 그것도 잠시 짐은 자신은 약혼자가 있음을 털어놓고 아만다에게도 이 사실을 말한 뒤 집을 떠나고, 아만다는 약혼자가 있는 남자를 소개해주었다며 톰에게 화를 내게 되고 톰은 그 길로 집을 나와 방랑의 길로 들어서 버린다.
유리동물원은 미국 대공황 시대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1929년 뉴욕 주식시장의 붕괴로 인해 시작된 경제공황은 많은 사람들이 실직하고, 젊은이들은 꿈과 진로를 바꿔야 했으며, 경제적 궁핍으로 인해 많은 연인들은 결혼을 포기해야 했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목청 높은 사회적 항변 대신 작가 자신이 투영된 주인공 ‘톰’을 통해 몰락한 중산층이 척박한 일터로 내쫓기는 고통스런 삶과 현실도피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경제 대공황 당시 미국 노동자 중 3분의 1인 1,500만 명이 실직을 하였고 많은 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가정을 등지고 도망쳤다. 이로 인해 가족의 생존은 어머니와 자식들의 공동 책임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은, 이런 상처를 서로 보듬어주고 이해할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은 아무리 가깝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그의 아픔에 무관심하도록 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나의 희생이, 내가 지고 있는 짐이 더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산층의 몰락과 사회 양극화는 1930년대의 경제대공황 시절은 물론 지금에 이르기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아예 가정을 이루길 포기하고 가족을 만들기를 주저하고 있는 청년층,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하지 않던 시대에서 다시 먹고 사는 문제를 제일 걱정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실직, 사업 실패 등의 문제로 파산하고 가정이 해체되는 사회에서 출산율이 높아질리 없다.
우리는 그들을 모른 체 해서는 안 된다. 국가는 국가대로 사회는 사회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인류라는 가족이기 때문이다.
[민병식]
인향문단 수석 작가
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문학산책 공모전 시 부문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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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詩한 남자 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2020 코스미안상 우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