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석 칼럼] ‘묘서동처’ 소고

홍경석

교수들이 필진의 주를 이루는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연말마다 한 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해오고 있다. 교수신문은 올 한 해를 특징 짓는 사자성어로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라는 뜻의 묘서동처(猫鼠同處)’를 꼽았다.

 

도둑을 잡아야 할 고양이가 오히려 도둑인 쥐와 한패가 되었다는 뜻이다. 관리·감독자와 범죄자가 부정 결탁해 나쁜 짓을 함께 저지르는 모습을 상징한 사자성어다. 절묘한 비유가 아닐 수 없다쥐와 연관된 속담은 많다. 먼저 쥐포육 장사라라는 것이 있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아주 좀스러운 짓을 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다. 교수신문이 지적한 LH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 논란과 성남 대장동 특혜 의혹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오기에 쥐 잡는다는 오기를 부리다가 쥐를 잡는다는 뜻으로, 쓸데없는 오기를 부리다가 낭패를 봄을 이르는 말이다. ‘앞 못 보는 생쥐는 정신이 몽롱하여 무엇을 잘 보지 못하는 사람을 뜻한다연말을 맞아 송년회 따위에서 만취하는 경우 자칫 앞 못 보는 생쥐가 될 수도 있으니 조심하고 볼 일이다. 끝으로 쌀독에 앉은 쥐도 있다. 부족함이 없이 넉넉한 상태에 놓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필자의 이 글을 보시는 독자 여러분~ “올 한 해 살림살이는 쌀독에 앉은 쥐처럼 좀 나아지셨습니까?” 우선 나는 올 한 해를 어렵사리 보냈다. 연초부터 백수가 되어 마누라의 눈칫밥을 먹어야 했다5월부터 구청에서 실시하는 공공근로의 형태인 희망 일자리를 찾아 11월까지 일했다. 12월로 겨울이 닥치니 그마저 끊겼다. 시민기자 활동에 더욱 주력했다. 그 과정에서 참 많은 분과 풍경을 만났다.

 

눈물도 많이 흘렸다.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아비규환의 현장이 된 병동, 요양병원에 계신 노모를 찾았으나 입구에서부터 출입을 차단당해 울던 사람, 예식장을 예약했으나 정부의 강공 드라이브에 막혀 결혼식을 연기하며 눈물짓던 예비 신혼부부나처럼 베이비붐 세대로서 산전수전을 겪은 분, 그렇지만 고진감래를 신앙으로 믿고 고군분투 끝에 오늘날 성공을 일군 분 등 다양했다. 그러나 그분들 중에 묘서동처인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한결같이 사면춘풍(四面春風)에 비단결 같은 고운 마음씨의 소유자들이었다. 이러한 사례의 압권은 두 차례에 걸친 자원봉사 유공자 시상식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자신의 처지가 결코 부유한 편이 아닌 데도 이타심의 발로에서 올 한 해도 남을 위한 봉사에 열정적으로 헌신했다.

 

반면 LH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와 성남 대장동 특혜 사건은 전형적인 후진국형 부정부패로 묘서동처의 핵심을 이루었다. 대선이 출발역을 지났다다시는 우리 사회에 정말로 부끄러운 묘서동처가 있어선 안 된다. 대선 후보자들은 이를 반드시 성사시킬 공약으로 주장해야 옳다.



[홍경석]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겸 집필위원

신입기자 교육 전문강사

月刊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본부장

月刊 [청풍] 편집위원

 

전명희 기자
작성 2021.12.14 10:57 수정 2021.12.1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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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