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앎과 행위는 하나다

고석근

 

안다는 것은 애무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객관적 거리를 유지했을 때 이 사람을 잘 알게 될까? 단지 고찰할 수는 있을 것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약한 사람을 도와주어라!

이 말에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약자는 당연히 도와줘야지.’ 그런데 왜 실제로 약자를 도와주는 사람은 별로 없을까? 많은 사람들이 알긴 아는데, 실천하기가 힘들어서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도덕, 윤리 교육은 앎과 행위의 일치(지행일치知行一致)’에 목표를 둔다. 정말 그럴까?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말한다. “안다는 것은 애무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약자를 보았을 때, 우리의 마음이 그를 따스하게 보듬어준다면 우리는 그를 당연히 도울 것이다.

 

하지만 약자를 보았을 때, 머리로만 약자를 인식하는 사람은 그를 도와주기 힘들 것이다. 이때 약자는 고찰의 대상이 되어있다. 그를 안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중국의 양명학의 창시자 왕양명은 앎과 행위는 하나(지행합일知行合一)’라고 했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순수이성비판과 실천이성비판을 쓰고 나서, 마지막으로 판단력비판을 썼다. 순수이성비판은 인간의 이성(理性)의 한계에 대해 논했다. 대상을 고찰 할 수 있는 이성, 이성적으로는 약자를 도와줘야 하는 것을 아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선()을 행하는 실천이성을 갖게 할 수 있을까?

 

칸트는 두 이성을 대개하는 힘으로 미()를 생각했다. ‘아름다움과 추함을 판단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앎과 행위가 하나가 되지 않겠는가?’ 니체도 말했다. “세계와 존재는 단지 미적 현상으로 파악됨으로써만 정상화된다.”

 

우리 눈에 앎과 행위가 두 개로 나눠 보이는 건, 우리가 물질에 마음이 팔려 아름다움을 잃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쾅쾅쾅쾅 뛰어가면

그렇지,

일곱 살짜리일 거야

 

- 안도현,위층 아기부분

 

위층 아기들을 아는 아래층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발자국소리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6회 민들레 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hanmail.net


전명희 기자
작성 2021.12.16 10:56 수정 2021.12.16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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