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엔 수많은 사람들이 ‘기회가 올 것이다’라며 그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운이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기회란 자신이 찾아가 만나는 것이고 그 기회를 만나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가는 것 역시 스스로 선택하는 것뿐이다.
전에 어느 책에서 본 이야기다. 찰스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뉴욕에 있는 소프트웨어회사에 취직했다. 그런데 얼마 후 한 프랑스 회사가 그가 다니는 회사를 인수, 합병했고 인수, 합병 계약서에 사인하는 날 새로운 회장이 이렇게 발표했다.
“회사가 마음대로 직원을 해고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만약 여러분의 프랑스어 실력이 너무 형편없어서 다른 직원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면 아무리 우수한 사람이라도 해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주말에 프랑스어 시험이 있을 겁니다. 합격하는 사람은 회사에 남고 불합격자는 회사를 떠나 주십시오.”
발표가 끝나자마자 거의 모든 직원이 도서관으로 향했다. 시험 전까지 조금이라도 더 프랑스어를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찰스는 평소처럼 근무한 뒤 퇴근시간에 맞춰 집으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본 동료들은 그가 시험을 포기했다고 생각했다.
시험 결과 발표 날, 모든 직원이 경악할 일이 벌어졌다. 찰스가 최고 점수를 맞은 거다. 알고 보니 찰스는 대학 졸업 후에도 틈날 때마다 계속 프랑스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물론 회사업무로 많이 바빴지만 틈틈이 자신의 실력을 키워나갔다. 그 결과 닥쳐서 부랴부랴 공부를 시작한 사람들보다 당연히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평소의 노력이 성공 밑천이 된 것이다. 이렇게 기회는 준비된 자의 두뇌를 편애하는 법이다. 기회는 재능이 있고 준비가 있는 사람만을 사랑한다. 기회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창조해야 한다.
또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968년의 겨울, 상하이 포강전기계량기공장에 양씨 성을 가진 견습공이 새로 들어왔다. 이 학도공은 퇴근 후면 늘 영어책을 읽거나 녹음기를 틀어놓고 영어를 자습하였다. 기타 견습공들은 일이 없으면 한자리에 모여 담배를 피우고 트럼프를 치거나 뽈을 차면서 자기네의 모임에 끼이지 않는 이 견습공을 조소하였다. 까짓 영어를 자습해서 대체 무슨 쓸모가 있냐고, 견습공 주제에 영어를 어디에 써먹겠냐고? 하지만 양씨 견습공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의연히 짬 나는 대로 영어 공부에 매진했다.
후에 공장에 새로운 설비들을 들여오면서 영어로 된 자료들도 속속 들여왔는데 전 공장 내에 이 영어자료들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단 양씨 견습공 한명 뿐이었다. 그는 즉시 공장지도부의 중시를 받게 되었고 공장의 모든 사람들이 양씨 견습공을 찾자 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눈에 양씨 견습공의 이런 능력은 의연히 별로 쓸모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은 그의 월급은 여전히 오르지 않았고 지위에도 변화가 없었으며 여전히 한 명의 견습공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 시기가 지난 후 정부의 관련 부문에서 번역 인재를 찾던 중 그의 소문을 듣고 그를 번역 인원으로 빌려 갔는데(借用) 그 후로 그는 다시는 이 공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그와 한 직장에 있던 동료들은 늘 뉴스에서 그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원래 그는 공장을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곧 ‘출국인원학습집중훈련반’에 뽑혀갔으며 뛰어난 영어실력으로 외교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는데 등소평이 미국의 H·W·부시(아버지 부시)를 회견할 때 바로 현장 통역을 담당하였는바 등소평은 그의 통역에 매우 만족해하셨다. 그 후 그는 주미 중국 대사 등을 거쳐 드디어 2007년에 중국의 외교부 수장으로 되었다.
그가 바로 지난해 왕의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함께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진행된 미중 고위급 회담에 참석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업무위원회 사무실 주임인 양결지다.
주지하는바 성공의 기회는 행운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과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부어 준비하는 자에게만 기회는 찾아온다. 성공을 이루기 위해 제일 먼저 밟아야 할 단계는 준비다. 성공의 비결은 수시로 기회를 틀어쥘 준비를 하는 것이다. 꿈을 품되 언젠가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잡겠다는 생각으로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코앞에 기회가 다가와도 잡기가 어려울 것이다.
운이라는 것 자체도 준비가 철저히 잘 되어 있고 기회를 잘 잡아야만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것이다. 김상경의 《나는 나를 베팅한다》중에 이런 말이 있다. “성공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게 아니다. 늘 준비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기회가 왔을 때 준비하지 않은 사람은 행운을 놓칠 수밖에 없다.” 데일 카네기도 말했다. “좋은 기회를 만나지 못했던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것을 포착하지 못했을 뿐이다.”고.
인생은 언제나 준비한 사람이 승리한다. 승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언제나 우연이라고 말하고 재수가 좋다고 말하지만, 사실 우연이나 재수는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찾아오지도 않는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다. 자기 스스로 노력하는 자에게 행운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의미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하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거나 준비가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며 설사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기회를 놓치게 된다.
“물고기를 오게 하고 싶은 자는 먼저 물길이 트이게 하고, 새를 오게 하고 싶은 자는 먼저 나무를 심어라.”
이는 어떤 것을 얻으려 한다면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라. 그러면 원하는 것은 저절로 얻게 될 것이라는 교훈으로, 철저한 준비를 요망하는 의미이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명언 한마디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나는 계속 배우면서 갖추어 간다. 언젠가는 나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다.”
[김춘식]
수필가
칼럼니스트
송화강수필상 수상
이메일 jinchunzhi2008@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