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23일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원가회수율과 현실적인 부담능력을 감안할 때 대용량 사업자들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유탄을 맞게 된 철강·반도체·자동차·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 차관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열린 '에너지 위기 극복 방안 논의를 위한 산업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차관은 "현재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면서 "원가회수율과 현실적 부담 능력을 감안할 때 (대기업 등) 대용량 사업자들의 요금 인상도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이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건 물가당국이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분기별로 연료비 변동 폭을 반영하는 전기요금 구성 요소다. 당초 산업부는 지난 21일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전이 요구한 연료비 조정단가 추가 인상을 기재부 등 물가당국이 반대하며 발표 일정이 연기됐다.
한전에 따르면 기업들이 사용하는 산업용 전기는 전체 사용량의 약 54%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109.16원인 반면, 산업용은 105.48원에 불과해 산업용 전기에 누진제 등을 적용하면서 소비 절감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산자부는 전기요금의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상한 폭을 현행 5원에서 10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원가는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 판매가격은 오르지 않으면서 한전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이 정부에 제출한 올해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kWh당 50원 수준인데, 적자를 막기 위해선 4분기 조정단가를 50원 가량 올려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를 위해선 현재 조정단가 상한폭인 최대 5원에서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박 차관은 "현재 상한 폭인 5원은 너무 낮아서 적어도 10원은 돼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