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칼럼] 미하일 엔데의 동화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이 말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마법

민병식

미하엘 엔데, 미하엘 안드레아스 헬무트 엔데(1929 ~ 1995)는 독일의 동화, 판타지 작가로 유명하며 연극배우, 연극 평론가, 연극 기획자로도 활동했다. 1960년 첫 작품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를 출간하고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고, 대표작으로 동화의 형식을 빌려 시간과 돈의 노예가 된 현대인들을 비판한 '모모'가 대표작이며 이외에 '끝없는 이야기', '마법의 설탕 두 조각' ,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마법의 수프', '렝켄의 비밀', 보름달의 전설'등이 있다.

 

주인공 렝켄은 정말 착한 아이다. 그러나 렝켄이 원하는 것 다 들어주지 않은 엄마 아빠 때문에 화가 나 있다. 이를 참을 수 없는 렝켄은 소원을 들어준다는 빗물 거리 13번지 맨 위층에 살고 있는 마법의 요정을 찾아간다. 손가락이 6개인 이 요정은 설탕을 먹은 다음부터 부모님이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그때마다 원래의 키에서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마법의 설탕 조각을 보여주며 처음에는 공짜이지만 두 번째부터는 비싼 값을 치러야 된다며 말한다. 그러나 렝켄은 다시 상담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며 마법의 설탕을 받아온다.

 

집으로 돌아온 렝켄, 만일 무슨 일이 일어나도 순전히 엄마, 아빠 탓이라는 생각하며 부모님이 마실 찻잔에 설탕 두 조각을 넣는다. 렝켄이 만화영화를 보려고 하는데 아빠는 뉴스가 보고 싶었나 보다. 아빠가 뉴스 채널을 맞추자마자 ‘푸시식’ 소리와 함께 아빠의 키가 반으로 줄어들고 깜짝 놀란 엄마와 아빠가 의사를 부르려 하자 렝켄은 병이 아니라고 한다. 엄마가 화내자 엄마의 키도 반으로 줄었다. 렝켄은 엄마 아빠에게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며 말한다.

 

결국 엄마 아빠는 11, 5cm와 10, 5cm으로 너무 작아지자 집 안의 모든 일을 렝켄이 해야했고 렝켄은 정어리 통조림캔을 따다가 손가락이 베이기도 하고, 고양이에게 부모님이 잡아먹힐 뻔한 일도 벌어진다. 아빠는 부모님은 죽으면 고아원으로 가야 한다는 말에 렝켄이 울고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자신 들을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말하지만 렝켄은 그렇게 하기도 싫다. 렝켄은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며 거실에 있는 장식장에 부모님을 올려놓고 안전하다고 말하는 렝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요정이 바람 거리 7번지 지하실로 이사를 했다는 말과 두 번째 상담을 하려면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날씨가 좋아 밖에서 아이들과 뛰어놀다 저녁이 되어 집으로 돌아온 렝켄, 열쇠를 갖고 나가지 않아 문이 잠겨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일이 생긴다. 그러면서 긴 밤을 혼자 지내야 한다는 생각과 배가 고팠고 돈도 한 푼 없고 가게 문도 닫혔기에 모든 것이 비참했다. 결국 계속 두려운 생각과 부모님의 손길이 그리워 다시 요정을 찾아간다. 드디어 바람 거리 7번지 지하실에 도착하고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처음과 같이 요정은 다리 셋 달린 탁자에 앉아 있었다. 

 

요정은 처음 만났을 때처럼 시간을 돌려놓을 수 있다고 말하며 시간을 되돌린 뒤에 부모님에게 먹인 설탕을 렝켄이 직접 먹어야 하며 그때부터 렝켄이 부모님의 말을 거역할 때마다 렝켄의 키가 작아진다고 알려준다. 결국 렝켄은 설탕을 먹게 되고 그때부터 키가 작아지지 않기 위해 계속 부모님의 말을 잘 듣게 된다. 요정의 설탕을 먹은 것을 알게 된 엄마 아빠는 설탕은 이미 소화되어 몸속을 빠져나갔을 것이라며 연습 삼아 아빠의 말을 거역해 보라고 한다. 아빠의 말대로 싫다는 거부의 말을 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후 렝켄은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듣고 부모님은 렝켄의 말을 무턱대고 반대하지 않게 되었다.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이 동화는 부모와 자식 간에 행복과 순종을 이야기한다는 것 보다는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상대방의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은 자기중심대로 행동하는 것이 본능이며 또 그것을 당연하다고 여긴다. 더 나아가서 자신에게 이로운 일이라면 상대방이 어떻게 되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을 때도 있다. 바로 이기심이다. 나만 잘되면 된다. 

 

어떤 관계를 막론하고 나만 살겠다는 이기는 개인적으로 그 피해의 상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줄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세상을 혼탁하게 만든다. 바로 욕심과 이기심을 없애는 마법의 설탕 조각은 바로 타인의 심정과 입장을 헤아리는 이해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실천의 마음이며, 반드시 그 마음을 지니고 행하며 세상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민병식]

시인,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현)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현)신정문학회 수필 등단 심사위원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상 인문학칼럼 우수상

2021 남명문학상 수필 부문 우수상

2022 신정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이메일 : sunguy2007@hanmail.net

 

작성 2023.05.31 11:53 수정 2023.05.3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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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