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식 칼럼] 쉬고 있는 전쟁

김태식

지금으로부터 73년 전 1950년 6월 25일,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반도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비극이 불꽃을 뿜고 있었다. 비극이 시작되기 5년 전에 남과 북으로 허리가 잘린 한국은 서로 다른 이념을 가졌다는 이유로 추구하는 정치적인 노선 또한 달랐다.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한국의 자율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미국과 소련의 관리 아래에 놓인 완전하지 못한 독립이었다. 따라서 국민들의 뜻과는 달리 세계강대국의 판단에 따라 남쪽은 미국의 통치, 북쪽은 소련이 관리하게 되었다.

 

서로가 표방하는 정치적인 이념이 다르고 미국과 소련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실정이라 남북한 당국자들의 의사가 깊이 반영되지 못했다. 한민족을 하나로 통일해야 된다는 생각은 각기 갖고 있었지만, 그 방법은 사뭇 달랐다. 어느 쪽이 주체가 되느냐 하는 것을 비롯해서 서로 자신들의 유리한 주장만이 거듭되어 각자 가는 방향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남한은 민주주의를 따르겠다하고 북한은 공산주의를 택했으니 애초부터 타협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마침내 북한은 하나의 나라로 통일하는 방법으로 무력 사용을 선택했다. 소련의 사주를 받은 북한은 남한을 기습 침공하였으며 남한을 공산화하기 위한 잔인함을 드러냈다. 세상은 하루아침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는가 하면 집을 잃고 삶의 터전을 빼앗긴 사람들은 갈팡질팡했다. 

 

전쟁고아가 생기고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었다. 농사를 지으며 부모님들을 모시고 평화롭게 지내던 청년들은 전쟁터로 나가서 죽었고 부상을 입은 젊은이들은 평생을 불구로 지내야 하는 아픔을 간직하게 되었다. 

 

3년여간 끌어온 전쟁은 남쪽이나 북쪽 모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을 남긴 채 아무런 소득 없이 잠시 멈추어졌다. 종전終戰이 아닌 휴전休戰이었다.

 

최근의 남북한의 상황을 보면 남한 사회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60~70 년대의 경제적인 기적을 일으켜 오늘날 경제대국에 이르렀다. 전쟁의 포성이 멈추고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발전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북한은 부자지간을 지나 손자에게까지 권력을 세습하는 등 현실 세계와는 동떨어진 폐쇄적인 사회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남한의 일부 정치인들 가운데는 북한을 도와야 하고 반공법을 없애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뿌리가 같고 같은 민족이 세계에서 아주 가난한 나라에 속하고 굶어 죽는 사람이 있다. 그래도 형편이 조금 나은 남쪽에서 도와주는 것은 인도적인 차원을 지나서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틈새에서 그들은 핵무기를 만들고 그 성능을 실험하여 전 세계를 상대로 위협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어느 지도자는 이토록 변하지 않는 북한을 잠시 조용하게 만들었다는 공로로 세계적으로도 아주 유명한 큰 상을 받은 적도 있으니 아쉬움이 있기도 하다. 

 

물론 북한을 자극해서도 안 되고 평화적으로 양쪽 간에 타협을 잘 해야 하고 동반자적인 길을 함께 가야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북한은 변화할 기미도 없고 남한을 적대시하고 타협할 마음이 전혀 없어 보인다. 

 

또한 남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들은 남침이 아니고 남쪽에서 먼저 북침을 했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나라다. 그런데 이러한 나라에 대한 제재조치인 반공법을 없애고 북한의 체제를 옹호해 준다면 이치에 맞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조국에 젊음을 바쳐 싸우다 어느 이름 모를 계곡에서 산화한 우리의 애국선열들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한국전쟁(6·25전쟁)은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는지 무엇 때문에 이토록 처참한 동족상잔의 비극을 치렀는지도 모른 채 휴전에 들어갔다. 북한에 의해 저질러졌던 한국전쟁은 지금도 끝난 것이 아니라 쉬고 있는 전쟁이다. 

 

[김태식]

한국해양대학교 대학원

선박기관시스템 공학과 졸업(공학석사)

미국해운회사 일본지사장(전)

울산신문 신춘문예(등대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등단

사실문학 시 당선 등단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이메일 :wavekts@hanmail.net

 

작성 2023.06.06 11:17 수정 2023.06.06 11:24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한별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동영상 더보기
2025년 4월 25일
2025년 4월 25일
전염이 잘 되는 눈병! 유행성 각결막염!! #shorts #쇼츠
2025년 4월 24일
2025년 4월 23일
2025년 4월 22일
나는 지금 '행복하다'
2025년 4월 21일
2025년 4월 20일
2025년 4월 19일
2025년 4월 18일
2025년 4월 17일
2025년 4월 17일
2025년 4월 16일
2025년 4월 15일
2025년 4월 14일
2025년 4월 13일
2025년 4월 13일
2025년 4월 13일
2025년 4월 13일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