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인간이 만들어낸 과학기술의 디지털 인공지능에 의해 조종당하는 과학기술의 노예시대로 전락했다. 바둑계의 거성 이세돌 9단이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한 인공지능과의 바둑 대결에서 패배했다.
실수가 없는 완벽한 디지털 기술 혁명의 인공지능이 인간을 보기 좋게 KO 시켰다. 이 게임은 이미 승부가 예정된 게임이었다. 인간은 감정적인 기복이 심해 실수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에 컴퓨터 인공지능은 완벽에 가까워 우리만큼 진화하여 인간의 머리끝에 앉아서 바둑게임에서 당당하게 승리를 하며, 인간을 조롱하고 있다.
이제 인간은 명확하게 인간들이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과학기술의 인공지능에게 패했다. 아니 노예가 된 것이다. 이는 우리 생활 속에서 모든 것을 컴퓨터에 의존하는 생활을 하다 보니 인간은 바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기억하기를 싫어하여 기억하는 기능이 쇠퇴하여 가장 가까운 가족들의 핸드폰 전화번호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핸드폰에 저장하곤 한다. 그러니까 핸드폰이 없으면 아무에게도 연락을 할 수 없을뿐더러 세상과 단절되어 버린 시대가 되었다. 이것은 이미 우리들이 디지털 과학기술의 노예가 되었다는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의 바둑 게임은 이미 이세돌이 이길 수 없다는 예견된 게임이었을 것이다. 인간은 이제 과학기술의 노예가 되어 인간다움을 잃어가고 있다. 과학기술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생각하는 기능을 모두 컴퓨터에 맡김으로써 사유의 기능과 인간과 인간끼리 나누는 따뜻한 소통의 교감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정서적인 기능이 사막화되고 물질 추구에 집착하는 욕망만이 점점 커진 거미가 된 것이다. 철저하게 조직사회와 인터넷이라는 연결망을 거미줄처럼 쳐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거미로 전락한 셈이다.
그래서 삭막한 정서는 인간의 내면에 선한 정서 보다는 악마적인 욕망을 거대하게 키워 이제 욕망을 조정할 수 없게 되었다. 자식을 함부로 죽여서 암매장하는 등 동물적인 폭력성과 파괴본능, 성적 욕망을 제어할 수 없는 동물적 본성, 욕망을 실현하는데 걸림돌이 되면 무조건 폭력에 의존하여 잔인하게 해치는 인간이 아니라 기계가 되어가는 것이다.
앞서 말한 인간들이 세운 높은 건물만큼 욕망과 폭력성도 함께 비례하여 커져서 인간다운 고귀한 가치인 윤리나 도덕이 실종된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미래사회는 일회용사회로 환경의 파괴, 날로 증가하는 스트레스로 인간은 무감각한 상태가 되어 병리적인 현상 곳곳에서 나타나기
마련이다. 모든 것을 컴퓨터에 의존하다 보니 인간은 가상세계와 인간세계를 구별하지 못하는 환각 상태에 모두 빠져 완전히 도덕성을 상실한 비인간적인 행동을 기계적으로 해버리는 등 폭력에 대한 자각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 교육자는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겠는가? 두말할 것도 없이 인성교육일 것이다. 그런데 인성교육이 말로 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모델링이 되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따뜻한 보살핌과 인간적인 대화와 사랑의 실천만이 인간성이 말살되어가는 미래사회의 잠재적 폭력을 막는 길일 것이다. 지식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에 감동감화 줄 따뜻한 이야기, 인간이 서로 따뜻하게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까닭을 스스로가 깨닫도록 정서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인간성을 자극해야 할 것이다.
조용한 명곡과 시 한 편을 암송한다거나 그림을 감상하는 등 예술교육을 통한 감수성을 길러 메마른 인간성에 따뜻한 정서를 길러주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문학인들의 사명이 있다. 자기 자신만을 표현하기 위한 문학작품보다는 모든 인간들에게 감동을 주고 깨우침을 줄 수 있는 인간성 회복의 메시지를 던지는 깊은 사유로 빚은 우수한 작품을 창작하는데 심혈을 쏟아야 할 것이다.
교사는 사랑으로 어린이들의 정서를 순화시키는 다양한 교육 방법을 모색할 때이다. 그리하여 과학기술의 노예가 아니라 인간임을 깨닫도록 용서와 사랑을 깨우쳐주어야 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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