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사랑해라, 전쟁 말고

이태상

‘사랑해라, 전쟁 말고 Make love, not war’는 존 레논과 그의 아내 요코 오너의 월남전에 반대하는 슬로건으로 유명해졌다. (John Lennon and his wife Yoko Ono took a stand against the Vietnam War with their now-famous slogan.)

 

존 레논과 요꼬 오노가 ‘상상해보게Imagine’ 노래의 너무도 절실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그들의 행위예술로 시위示威 전시展示 데모했듯이, 우리가 ‘전쟁놀이’ 대신 ‘사랑놀이’만 한다면 세상 모든 사람과 지구별 자연 만물에게 그 얼마나 좋을까. 저 보노보 Bonobo Primate란 원숭이들처럼 서로 다투지 않고 아무하고나 아무 데서나 아무때나 사랑의 섹스만 하는 ‘사랑놀이’ 말이어라.

 

존 레논 말고도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한

몇 사람의 예를 들어보리라.

 

2013년 91세로 타계한 개리 데이비스(Garry Davis 1921-2013)는 1948년 5월 25일 파리 주재 미국대사관에 나타나 그의 미국시민권을 포기 반납했다

 

그 후로 ‘세계시민’으로 자신이 만든 ‘세계여권’ 제1호를 소지하고 65년 동안 ‘한 세계 (One World)’ 운동을 벌여 왔다. 수많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입국을 거절당하기도 하고, 체포되어 감금되거나 추방당하기도 하면서. 그의 주장은 단순 명료했다. ‘국가’라는 나라들이 없다면 전쟁도 없을 거라는 것이었다.

 

“나는 나라 없는 사람이 아니고 다만 국적 없는 사람”이라며 1953년 ‘세계시민들의 세계정부(World Government of World Citizens)’ 를 창설 설립해 세계여권, 세계시민증, 출생신고서, 결혼증명서, 우표와 화폐까지 발행해 왔다. 에스페란토(Esperanto)를 비롯해 7개 언어로 된 이 세계여권(World Passport)은 현재로선 부르키나 파소(Burkina Faso), 에콰도르 (Ecuador), 모리타니아(Mauritania), 탄자니아 (Tanzania), 토고(Togo) 그리고 잠비아(Zambia), 이렇게 6개국에서 공식적으로 이 여권을 인정하고 기타 185개국에서 경우에 따라 개별적으로(case by case) 존중해 주고 있다.

 

이 ‘한 세계(One World)’ 운동 지지자들 가운데는 알버트 아이슈타인(Albert Einstein1879-1955),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 장-폴 사르트르(Jean-Paul 1905-1980) 등 지식층이 많지만 많은 안락의자 이론가(armchair theorist)와 달리 그는 평생토록 자신의 믿음과 생각을 몸소 실천 실행에 옮긴 사람이었다.

 

그는 90세에도 안주하지 않고 2012년 당시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동면(冬眠 holed up)’하고 있는 ‘위키릭스 (WikiLeaks)’의 창설자 줄리안 어산지(Julian Assange)에게 그의 명의로 발급된 세계여권을 전달했고 2013년 그가 임종하기 몇 주 전엔 러시아 정부 당국을 통해 미국의 스파이 정탐법 (espionage laws)을 위반한 혐의로 도피 중인 전(前) 미국 국가 안전요원(the fugitive former national security contractor) 에드워드 제이 스노든(Edward J. Snowden)에게 그의 세계여권을 발송했다.

 

그는 노년에도 세계 각국 대학을 순방하면서 ‘한 세계(One World)’ 운동에 대해 강연하고 집필활동을 계속했다.

 

다음은 그가 1990년 일본의 영자신문 ‘일간 요미우리(The Daily Yomiuri)’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국가라는 나라(The nation-state)는 무질서와 혼돈을 영속화하는 정치적인 허구이고 전쟁의 싹을 틔우는 터(The nation-state is a political fiction which perpetuates anarchy and is the breeding ground of war)”이며 “국가에 대한 충성은 합의 집단 자살 행위이다. (Allegiance to a nation is a collective suicide pact.)”

 

개리 데이브스 씨의 하나로 통일된 지구촌에 대한 열망은 아주 어린 나이에 싹텄다고 한다. 유복한 가정에 태어나 자라면서 누리는 여러 가지 혜택과 특혜를 불편하게 느꼈었고 제2차 세계대전 때 타고 있던 해군 구축함이 이탈리아 연안에서 독일 잠수함의 공격을 받고 침몰해 그의 형이 전사하고 그 자신이 B-17 폭격기 조종사로 겪은 그의 전시 경험에서 촉발되었다고 한다. 1961년 출간된 그의 회고록 “세계가 내 나라다 (The World Is My Country) [후에 책 제목이 ‘내 나라는 세계다(My Country Is the World)’로 수정되었음]에서 그는 이렇게 회고한다.

 

“독일 브란덴부르크 상공으로 첫 출격 이후 나는 양심의 격통을 느꼈다. (I felt pangs of conscience.) 내가 얼마나 많은 폭탄을 투하했나? 얼마나 많은 남자, 여자와 어린이들을 내가 살상했나?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나 자신에게 계속 반문했다. (How many bombs had I dropped? How many men, women and children had I murdered? Wasn’t there another way? I kept asking myself.)”

 

그가 찾은 또 다른 길이란 (the another way) 국가 간의 국경을 없앰으로써 분쟁과 충돌을 없애자는 것이었다. 이런 길이란 바로 우리 모두 우주 나그네 우주인 코스미안의 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남태평양 이야기,’ ‘하와이,’ ‘이베리아, ‘알라스카, ‘커리비언’ 등 많은 작품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독자를 갖고있는 미국의 인기 작가 제임스 미치너(James A. Michener1907-1997)는 1992년 출간된 그의 회고록에 ‘세계가 내 (고향) 집이다(The World Is My Home: A Memoir)’라는 제목을 달았다.

 

영국 사람으로 태어났으나 미국 국부의 한 사람인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1790)의 권유로 미국으로 건너와 1776년 ‘상식(Common Sense)’이란 팜플렛을 비롯 일련의 책자를 집필 발행, 영국에 저항해서 미국의 독립을 쟁취할 것을 선동, 격려했으며 프랑스 혁명에도 관여했고, 노예제도에 반대하고 여성의 해방을 주창한 토마스 페인(Thomas Paine 1737-1809)이 기독교와 성서를 비판 공격한 그의 저서 ‘이성(理性)의 시대(The Age of Reason, 1794)’에서 그는 이렇게 천명(闡明)한다.

 

“세계가 내 나라이고, 온 인류가 내 형제이며, 선행을 하는 것이 내 종교다. (The World is my country, all mankind are my brethren, and to do good is my religion.)”

 

“나는 한 하나님 이상을 믿지 않고, 이 세상 삶 너머 (다음 생)의 행복을 희망한다. 나는 모든 인간의 평등을 믿고, 우리의 종교적인 의무는 (사회) 정의를 구현하고, 사랑과 자비를 베풀어 모든 피조물의 행복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I believe in one God, and no more; and I hope for happiness beyond this life. I believe in the equality of humans; and I believe that religious duties consist in doing justice, loving mercy, and endeavoring to make our fellow creatures happy.”

 

몇 년 전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14세의 소녀 마힌 루츠 양이 미국 북 캐롤라이나주(州) 그린즈버러에 있는 페이지고등학교에 입학하려는데 문제가 생겼다. 입학 등록 서류 양식의 인종란을 공백으로 놔두었다고 학교 측에서 등록을 시켜주지 않고 인종란을 반드시 기재하라는 것이었다. 미 교육성에서 모든 공립학교로부터 학생들의 인종에 관한 자료를 요구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마힌은 인종란에 기재할 것을 거부했다. 마힌과 양친은 다 미국 태생으로 바하이교를 신봉한다.

 

“사람은 누구나 다 같은 우리 지구촌 한 인간 가족의 일원일 뿐이라고 우리는 굳게 믿기 때문에 인종이라면 오직 하나 곧 인류 밖에 없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하는 수 없이 학교측에서는 잠정적으로 마힌의 입학등록을 받아 놓고 워싱턴으로부터 혼혈아의 인종 구별에 대한 정부 당국의 새 규정과 지침이 시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신문 보도였다. 이야말로 사해동포주의(四海同胞主義)를 실천궁행하는 것으로 이러한 사람들이 바하이 신도들, 곧 코스미안들일 것이다.

 

이들은 하느님은 한 분 뿐이고, 세상을 어떤 특정 선민만을 위해서가 아니고 모든 사람을 위해 창조하셨다고 믿는다. 또 이들은 우리가 인종과 국적과 남녀성별 그리고 종교를 초월해서 서로 눈에 보이는 이웃을 섬기는 것이 곧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라 믿는다.

 

이 바하이교는 문(門)이라는 뜻의 ‘밥(Bab)’이라 불린 창시자가 1844년부터 전파해 하느님의 영광이란 뜻의 ‘바하울라(Bahaulah 1817-1892)’라고 불린 ‘밥’의 후계자 후세인 알라의 가르침을 따르나 어떤 고정된 의식도 성직자도 따로 없다고 한다.

 

어쩌면 이와 같은 ‘바하이’교(敎)를 우리말로 바다 ‘바’ 자(字)에다 또 바다 (하이가 준) 해(海) 자(字) ‘바다’ 종교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고향은 바다 아니 우주 코스모스바다라고 할 수 있을 테니까.

 

아, 그래서인지, 우리는 언제나 바다를 그리는 향수에 젖어 저 아득히 멀고 먼 태곳적 파도 소리를 듣고 있나 보다. 내가 나이 열 살 때 지은 이 동시를 나누고 싶어 옮겨 본다.

 

바다

 

영원과 무한과 절대를 상징하는

신(神)의 자비로운 품에

뛰어든 인생이련만

어이 이다지도 고달플까.

 

애수에 찬 갈매기의 꿈은

정녕 출렁이는 파도 속에 있으리라.

 

인간의 마음아 바다가 되어라.

내 마음 바다가 되어라.

 

태양의 정열과 창공의 희망을 지닌

바다의 마음이 무척 그립다.

 

순진무구한 동심과 진정한 모성애 간직한

바다의 품이 마냥 그립다.

 

비록 한 방울의 물이로되

흘러흘러 바다로 간다.

 

The Sea

 

Thou,

Symbolizing

Eternity, infinity, and the absolute

Art God.

 

How agonizing a spectacle

Is life in blindness

Tumbled into Thy callous cart

To be such a dreamy sod!

 

A dreamland of the gull

Of sorrow and loneliness full

Where would it be?

Beyond mortal reach would it be?

 

May humanity be

A sea of compassion!

My heart itself be

A sea of communion!

 

I envy Thy heart

Containing passions of the sun

And fantasies of the sky.

 

I long for Thy bosom

Nursing childlike enthusiasm

And all-embracing mother nature.

 

Although a drop of water,

It trickles into the sea.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이메일 :1230ts@gmail.com

 

작성 2023.07.29 10:51 수정 2023.07.2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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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