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썩은 사과 이론

김관식

이 이론은 썩은 사과가 하나면 있어도 상자 속에 모든 사과가 다 썩게 된다는 영국의 속담에 기원한 이론이다. 한 사람의 부정적인 행동이 전체 그룹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어 마침내 모두 부패하게 된다는 은유이다. 

 

만약 한 집단의 구성원 중에서 한 사람이라도 부패한 지도자가 있다면, 그 집단은 윤리·도덕의 가치 체제가 모두 무너져 부패하게 된다는 나비 효과와 유사한 이론이다.

 

역사적으로 부패하게 되면 민심의 동요가 일어나게 된다. 고려가 멸망한 원인도 왕들의 무능과 부패 때문이었다. 그리고 조선 시대 임진왜란과 일제 침략 등도 부패와 관련이 많으며, 이승만 정권의 권력형 부패는 마침내 4, 19혁명으로 종말을 맞이했다. 

 

학자들은 사회 계층 간의 불평등이 심화하여 사회 신뢰도가 낮아질 때, 가족주의나 연고주의 등으로 사회연결망의 폐쇄성이 심할 때, 경제적인 성공 목표를 강조하는 가족제도의 힘이 강할 때, 부패가 일어나가 쉽다고 한다.

 

부패행위가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는데, 부패로 인한 역기능을 든다면, 첫째, 다양한 계층에 대한 객관적 정치 지도가 불가능해지고, 둘째, 생산적인 노력의 상실과 공권력의 감퇴하는 결과를 가져오며, 셋째, 사회 범죄가 늘어나게 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넷째, 정부에 대한 신뢰와 권위가 무너지고․ 불신감이 증대되며, 다섯째, 도덕적․ 윤리적 기준이 쇠퇴해지고, 여섯째, 행정비용이 늘어나게 됨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동식물이 부패할 때는 특유한 냄새를 풍긴다. 부패란 미생물들이 공기 중의 산소, 빛, 열, 균이나 효소 따위 등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말하는데, 음식물이 부패할 때 음식물이 상했다고 한다. 부패할 때 악취가 나는데, 이는 유기물 중 단백질 속의 질소화합물이나 황화합물이 분해될 때 생기는 분자들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악취가 나는 곳에 가면 처음에 악취를 심하게 느끼다가 오래 머물게 되면 악취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한 집단의 부패가 지속되면, 부패가 생활문화가 되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부패를 조장하는 사람은 죄의식이 없어지고, 부패로 인해 손해를 입은 피해자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다른 집단 사람들은 부패한 집단이 부패해서 나는 악취를 고통스러워하게 되고, 만약 부패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면, 부패의 진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행동을 취할 것이다. 

 

부패는 하루아침에 고쳐지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분해가 되었을 때 악취가 자지러들듯이 사회질서가 정상적으로 자리를 잡아질 때야 사라지게 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7·80년대만 해도 교통경찰관들이 교통 법규 위반을 하지 않았어도 무조건 달리는 차들을 멈추게 해놓고 금품을 요구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그런 행위가 당연한 그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지금은 교통 규칙을 위반했을 때 감시카메라가 작동하여 범칙금 통지가 날아들고 범칙금은 투명하게 국고로 들어가게 된다. 이처럼 부패물질이 완전히 분해되어 악취가 사라지는 것과 같이 사회질서가 바로 잡힐 때 부패는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문학계의 경우, 문예지의 신인상 제도와 각종 문학상 제도가 부패의 온상이 되었다. 이제 당연한 생활문화가 되어 모두 부패를 묵인하고 받아들인다. 

 

김영남법이 생겨나기는 했지만, 그것은 문학계에서 전혀 통용되지 않는 사문화된 법이 되었다. 허접한 문예지를 창간하여 신인을 뽑는다고 해놓고 기부금이나 찬조금, 문예지의 과다 구매 조건을 내건 이른바 신인 장사로 무자격 문인들을 배출하고 있는 등외 문예지들을 그대로 묵인하고 있다. 

 

이들은 짝퉁 문인들의 공명심을 부추겨 문학상을 주겠다고 찬조금을 요구하는 문학상 장사가 암암리에 이루어지고 있고, 지방자치제에서 자기 고장을 홍보하기 위해 운영하는 문학상의 경우, 담당자나 심사자가 아무도 모르게 부패행위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지역이 있을 개연성도 충분히 있지만, 부패를 척결할 검찰이나 경찰이 전혀 관여하지 않는 무풍지대의 생활문화가 되어버렸다.

 

국민의 정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문학의 본질을 모르는 짝퉁 문인의 범법적인 상행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문학 풍토는 언젠가는 반드시 바로 잡혀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문인 칭호를 상거래로 부여받은 짝퉁 문인들이 많은 현재 상황에서 문학계는 정화 능력을 상실했다. 짝퉁 문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이들의 만행은 그야말로 막다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글쓰기는 딴전이고, 문학 놀이꾼으로 전락하여 지원금을 받아내 시낭송회, 시화전 등 자기표현과 명리적 가치 실현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문인임을 과시하거나 사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서의 문학 활동에 혈안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배출한 강심장의 문예지 발행자들은 문학 놀이꾼들 위에 군림하면서 문학단체 임원 선거 주도권을 행사하는 등 문학의 본질을 외면하고, 부패로 얼룩진 시장바닥 같은 문학 풍토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각 지역의 문학단체들이 모두 이런 신인 장사를 일삼는 문예지를 통해 문인 자격을 부여받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문학이 실종되어버린 상황이 벌어졌으며, 이들의 몰염치한 행동으로 어느 지역이나 문학계가 시끄러운 것이다. 만약 이런 허접한 문인들로 구성된 문학단체나 짝퉁 문인들을 분별하지 못하고, 지방 문화예술 발전이라는 허울로 이들에게 지원금을 지원하는 썩은 사과와 같은 지역이 있다면, 그 지역의 지방자치 단체장과 담당 실무자는 썩은 사과 상자를 국민의 세금으로 사들인 모양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썩은 사과와 같은 문인단체가 있는 지역의 단체장들은 문학계의 청렴한 문학계 명사들을 초빙하여 자문을 받거나 문학계의 여론을 수렴하여서라도 자신이 담당한 지역의 문학단체가 썩은 사과 상자인지 명확하게 판별하여서 문예 정책을 수립해 나가야 지역이 발전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차기 선거의 표를 의식해서 이들과 같이 썩어버린다면, 당연히 국민의 심판을 받아서 퇴출당해야 마땅하다. 

 

우리나라 각자역의 문화예술정책 담당자는 자기 고장의 문학계가 썩은 사과가 있는지 점검하는 자세가 직무 유기를 면하는 공직자의 길일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3.11.06 10:00 수정 2023.11.0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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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