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지행합일(知行合一), 언행일치(言行一致)

김관식

지행합일 언행일치라는 말이 있다. 세상이 시끄러운 것은 이 덕목들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서로서로 불신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 덕목을 가장 잘 지키지 않은 사람들이 정치인들인 것 같다. 국민을 감언이설 말장난으로 그럴듯하게 믿게 해놓고 딴짓해댄다. 그래서 국민은 감언이설에 또 속고 앞으로는 절대 속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또 속고 만다, 

 

문제는 이놈이나 저놈이나 정치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탐욕이 많은 사람이 모두 똑같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모두 다 지행합일 언행일치가 안 되는 사람들뿐이기 때문이다. 어쩌다 정말 똑똑한 인물을 뽑아놓으면 정치판에 들어가면 한물이 되어버리고 만다. 한번 생겨난 관행이 한 사람의 힘으로 바뀐다는 것은 어려운 법이다. 나비 효과가 발생할 확률은 로또 복권 당첨 확률일 뿐 백로가 까마귀에 섞이면 검은 물이 되고 만다.  

 

일찍이 조선 중기 이황 선생과 함께 영남 유학의 쌍두마차던 남명 조식 선생은 관직에 나가지 않았다. 평생을 초야에 묻혀 제자를 가르치고 학문에만 전념했던 당시 사회의 영적 지도자였다. 선생은 날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이 바로 학문 연구와 실천의 장소라고 여긴 분이었다. 그래서 학문하는 사람은 먼저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일들이 무엇인지를 알고 몸소 실천하고 난 다음에 학문을 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 주위에는 빈 수레를 끌고 다니듯 그럴싸한 말로 이웃을 속이고, 제 잇속을 챙기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오염시키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친절과 웃는 얼굴로 상대에게 호감을 사게 해놓고 자신의 속셈을 은폐하고 접근한다. 인간관계의 폭이 넓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자신 이외에는 아무도 없는 불행한 사람들이다.

 

먹고 살기 위해 상거래를 잘 성립시키는 직업적인 상인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을 도덕적으로 비난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개중에는 가짜 상품을 진짜 상품이라고 속이거나 돈을 갈취할 목적으로 감언이설(甘言利說)하는 사람이 있어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전세금 사기 행각을 벌여 가난한 서민들을 곤경에 빠뜨리게 하거나 이웃의 재산을 야금야금 몰래 도둑질해가는 사람, 관공서와 밀착하여 비리를 저지르며 국민의 세금을 도둑질하는 사람들, 별별 사람들이 다 있다. 

 

이런 사람들은 범법행위를 하면서도 법망을 빠져나가는 파렴치한 행동이 일상화되어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세상이 모두 다 그런데, 나만 손해를 볼 수 없다는 견해다. 그래서 끼리끼리 어울려 사회를 더럽혀 부정부패의 하치장을 만들고 있다. 배웠다는 사람들도 자신의 신분을 이용하여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데 열을 올리는 사람들도 많아지게 된다면, 지행합일 언행일치의 덕목은 이미 물 건너간 사회일 것이다. 

 

오늘날 물질 만능 시대에는 돈이 많으면 돈으로 안 되는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비인간적인 행동을 서슴없이 하면서도 도덕적인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냉혈 인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더 벌기 위해 부정부패를 저지른다. 만약 그러한 일들을 단속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입을 막아 자기편으로 만들어버리면 그만이다는 사고와 행동을 보인다. 그런 사람이 많아지면 사회는 부패 부패가 일상화되는 부패사회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부패가 일상화된 사회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이라는 말이 금행합일(金行合一)로, 언행일치(言行一致)라는 낱말이 금행일치(金行一致), 부정부패로 바뀐 사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잇속을 위해서는 법망을 빠져나가 법을 맘대로 요리조리 피해서 법 위에서 군림한다. 절대로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믿음이 굳어지게 된다.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사례를 든다면, 만약 부모나 선생님이 자기 아이들에게 자신이 몸소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자기 자녀에게 날마다 건널목을 건널 때 신호등을 잘 보고 초록불일 때 건너가야 한다고 날마다 당부해놓고는 정작 자기 자신이 바쁘다는 핑계로 자녀의 손목을 잡고 무단횡단하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 그 자녀 또한 불시에 도로를 무단횡단하게 될 것은 너무나 뻔하다. 우리는 주위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을 많이 목격했을 것이다.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일, 줄 서는 곳에서 얌체처럼 새치기하는 일, 웃돈을 주겠다고 하여 남이 사려던 물건을 먼저 채가는 행위, 비싼 외제 차를 타고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는 짓, 물질 만능의 속물적인 행동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그때마다 분노하면서도 자신도 그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무의식적으로 그러한 모방 행동을 하게 된다. 이것은 그 사회의 일상적인 문화가 재생산되어 굳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사회지도층의 인사들이 지행합일 언행일치가 안 되는 행동을 보일 때 그 사회는 그 문화가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지행합일과 언행일치가 되지 못하는 그 당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동이 그대로 문화 재생산되기 때문에, 시대가 변해도 그 나라의 사회는 변화되지 않는다. 나라가 망하는 나라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지도층의 부패가 극심한 나라들이었다. 지도층의 부패가 모든 사회의 부패로 확산되고, 급기야 다 같이 망해서 쓰러지게 되는 것을 우리는 세계사를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갈수록 매스컴 매체들의 사회적 책임이 늘어나는 시대이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화면을 통해 방영되는 각종 프로그램이나 광고들을 보고, 사람들은 바보상자 속에서 보았던 그 사람들의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게 되고, 광고했던 상품들을 사게 되는 등 대중들이 매스컴 매체의 노예로 길들어지게 되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군중심리가 작동하게 되어 군중들이 하는 행동이 범법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서슴없이 군중의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군중심리로 인해 많은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군중심리 집단적 동조현상을 말하는데. 군중들이 하는 행동을 각 개인이 이성이나 판단력이 마비된 채, 군중들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서 행동함으로써 이성보다는 감정을 앞세운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된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군중심리가 인간의 생존본능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매스컴 매체의 세뇌와 군중심리의 작동은 인간으로서의 정상적인 행동이라기보다는 사회집단의 무의식적 본능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지행합일 언행일치와는 거리 먼 이상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동물적인 본능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 서로 인격을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각 개인이 지행합일 언행일치하는 실천 문화가 자리잡을 때 한 단계 도약하는 선진민주사회가 되는 첩경이 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3.12.11 09:44 수정 2023.12.1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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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