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용 칼럼] 갈마드는 시간성과 시적 상상력

신기용

낮과 밤이 갈마들고, 계절이 갈마든다. 

 

시(동시, 시조)를 읽을 때 갈마드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옛시조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렇듯 갈마드는 시간성과 시적 상상력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옛시조에서 ‘춘하추동(春夏秋冬)’과 같은 사계절, ‘정월, 동짓달’과 같은 월, ‘단오, 추석’과 같은 명절 등 직접적인 시간성의 시어를 접할 수 있다. ‘매화(봄)’, ‘매미(여름)’, ‘단풍(가을)’, ‘눈(겨울)’, 모내기(봄), 가을걷이(가을) 등 간접적인 시간성의 시어를 접할 수도 있다. 

 

현대어로 변환한 명시조 한 편을 통해 이를 되새겨 본다.

 

동짓달 기나긴 밤의 한가운데 허리를 베어 내어
봄바람 이불 밑에 서리서리 넣었다가
고운 임 오신 날 밤이 되면 굽이굽이 펴리라.

— 황진이

 

가람 이병기는 이 시조를 “우리 시조 역사에서 최고의 걸작이요, 최고 절창”이라고 격찬했다. 이 시조 초장의 ‘동짓달’은 ‘겨울’의 직접적인 시간성의 시어이다. 중장의 ‘봄바람’도 직접적인 시간성의 ‘봄’과 ‘바람’의 합성어이다. ‘봄바람’은 직접적인 시간성의 시어이다.

 

황진이가 그러했듯 이 땅의 많은 시인은 갈마드는 시간성을 통해 시적 상상력을 발휘했다. 시인이여, 시적 상상력의 진폭을 확장해 나가자! 갈마드는 시간성과 상상력의 깊이를 생각해 보면 좋겠다.

 

 

[신기용]

문학 박사.

도서출판 이바구, 계간 『문예창작』 발행인. 

대구과학대학교 겸임조교수, 가야대학교 강사.

저서 : 평론집 7권, 이론서 2권, 연구서 2권, 시집 5권, 동시집 2권, 산문집 2권, 동화책 1권, 시조집 1권 등

이메일 shin1004a@hanmail.net

 

작성 2023.12.27 10:46 수정 2023.12.27 10:56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한별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동영상 더보기
대청의 그거 왜 해?
광주루프탑카페 숲안에 문화복합공간 #로컬비즈니스탐험대 #우산동카페 #광주..
2025년 4월 25일
2025년 4월 25일
전염이 잘 되는 눈병! 유행성 각결막염!! #shorts #쇼츠
2025년 4월 24일
2025년 4월 23일
2025년 4월 22일
나는 지금 '행복하다'
2025년 4월 21일
2025년 4월 20일
2025년 4월 19일
2025년 4월 18일
2025년 4월 17일
2025년 4월 17일
2025년 4월 16일
2025년 4월 15일
2025년 4월 14일
2025년 4월 13일
2025년 4월 13일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