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문학상 유감

김관식

우리나라는 문학상이 너무 많다. 문학상이 많다는 것은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문학상이 제정된 이유가 불건전하다는 것이다. 창작활동을 열심히 한 문인을 격려하고 창작의 욕을 북돋아 주기 위한 취지로 주는 문학상이라면 주는 쪽과 받는 쪽 모두 좋은 일일 것이다.

 

문학상이 제정된 이유를 살펴보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그 지역 출신의 유명한 문인의 업적과 정신을 기림으로써 지역을 널리 홍보하고 지역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제정한 문학상, 독지가의 뜻을 받들어 제정되었거나 문학관에서 주는 문학상, 문학단체에서 회원들에게 주는 문학상, 문예지에서 문예지 출산 문인에게 주는 문학상, 신인들에게 주는 문학상 등등 해마다 수백 개의 문학상이 운영되고 있으나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문학상다운 문학상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문학상 제정의 취지가 건전한 문학상은 취지대로 운영되기보다는 운영하는 방법상의 많은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가 하면, 상금이 없이 명예만 주거나 오히려 수상자가 문학상을 받기 위해 금품을 지급해야 하는 유명무실한 문학상, 우수한 작품을 창작한 문인에게 주는 문학상이 아니라 수상자가 된 문인의 홍보를 위해 주는 문학상 등등 부실한 운영, 문학상 상금을 놓고 주최 측과 수상자와의 암묵적인 비리를 은폐하고 운영되는 부끄러운 문학상이 많다는 점이다.

 

짝퉁 문인들이 많은 상황에서 문학상을 받으려는 수요자가 많아짐에 따라 그들의 허명의 식을 자극한 주최 측의 불순한 의도를 숨긴 채 제정하여 운영하는 문학상이 많아서 주는 측이나 받는 측 모두 떳떳하지 못한 문학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문학상은 우수한 작품을 창작한 문인에게 좋은 작품을 창작하려는 의욕을 북돋아 주기 위한 취지로 주는 문학상이라면 공정하게 운영되어야 옳다. 그렇다면 공정하게 운영하는 방법으로 상금으로 주는 것보다는 지역의 홍보 차원이라면 수상자에게 원고료에 해당하는 상금을 주고 나머지는 작품집을 발간해서 지역의 여러 기관에 배포해줌으로써 홍보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채택해야 제정 취지에 맞고 수상자의 작품을 지역민들에게 널리 홍보하는 등 이중의 효과를 거둘 방법으로 운영해야 바람직할 것이다. 

 

일부 문학상에서는 수상 작품집을 발간하여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터무니없은 고액의 상금을 주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는 문학상은 주최 측의 홍보 효과는 없고 일부 운영자나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사람들의 비리를 저지를 빌미를 주고, 문학상 상금만 낭비할 개연성이 많기 때문이다. 문학상 운영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문학상의 제정 취지대로 공정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특정 지역의 이미지 개선이나 관광 상품의 홍보를 위한 취지라면, 그에 맞는 소재의 작품을 선정하고 수상 작품집을 발간해주는 조건을 내세워야 한다. 이미 그런 작품집을 수상작으로 선정할 경우는 창작지원금 성격으로 시상하고, 향후 취지에 맞는 작품을 쓰도록 권장하여 지역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만하다. 또한 수상 대상작을 공모할 때 취지에 맞는 소재의 작품을 선정하고 소정의 원고료로 일정액을 지불하고 나머지는 작품집을 발간해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그냥 수상자에게 상금만 주었을 때는 수상자, 심사자, 운영자 등 비리의 고리가 형성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지역의 홍보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문학상의 수상작들의 수준이 형편없는 작품들이 많다는 것은 문학상이 제정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둘째 심사위원의 공정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지방자치 행정기관이 문학상 운영위원을 선정하여 운영할 경우, 행정기관 또는 운영위원 중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사람의 입김으로 심사위원 선정이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못할 개연성이 크다. 이렇게 운영되면 한 사람의 독선으로 파행적으로 운영되어 비리를 저지를 우려가 있다. 심사위원은 누구나 공정성을 인정받는 사회 명사들로 해마다 교체하여 운영하고 선정작품을 작품집으로 발간하여 일반인들의 공정한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 공정성을 저버리고 파행적으로 운영되어 물의를 빚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한다. 예를 들면 모 지역에서는 문학상 운영위원장이 자신의 작품집으로 자신이 문학상을 수상자가 되어 상금을 받아 가는 일이 있었다. 이런 부끄러운 작태로 인해 지역의 이미지가 손상되고, 존경받는 문인의 이미지까지 추락시켜버리는 등 파행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일도 있었다.  

 

셋째, 출판사나 문예지의 개입을 차단하고 지역 연고의 문화예술계 몇몇 소수의 운영위원으로 문학상이 운영될 경우, 끼리끼리 어울려 연고주의 비리로 이어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공정한 운영이 되기 위해서는 검찰과 경찰, 세무공무원, 지방사회단체, 문학관 관계자, 종교계 지도자, 교육계 등 직능별로 위원을 선정하여 부정을 저지를 빌미를 차단해야 한다.

 

넷째, 상금 사냥꾼들의 수상을 막아야 한다. 여러 지역의 현상공모를 통해 수상을 많이 받은 전문 상금 사냥꾼들은 수상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다섯째, 지역을 내걸고 지역 문인들끼리 나눠 가지는 문학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참으로 부끄러운 감투 이력과 지역의 인간관계를 빌미로 엉터리 작품으로 문학상을 시상할 때 지역의 문학 발전이 아니라 끼리끼리 나눠 가지는 상금 나눠 가지기 잔치가 되어버릴 우려가 있다.

 

여섯째, 지방의 유력한 인사의 입김을 차단해야 한다. 정치인이 개입할 때 문학상은 정치인의 입지를 구축하는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따라서 문학상 제정의 의의마저도 퇴색되어버리게 된다.

 

일곱째. 상금이 없는 문학상이나 수상자에게 시상 후 뒤풀이 잔치까지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문학상은 부끄러운 문학상으로 없어져야 할 것이다. 이런 문학상으로 인해 문인이면 응당 한두 개쯤 문학상을 받는 이력이 있다. 우리나라 문학상은 문단 정치 즉 문학상을 주최하는 영향력 있는 사람과 친분이 있거나 기부금을 헌납하면 작품을 잘 쓰건 못 쓰건 관계치 않고 문학상이 주어지는 부끄러운 문학상은 이제 사라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문학상처럼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권위가 있는 문학상이 많이 생겨나 우수한 작품을 창작한 문인에게 주어져야 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4.01.08 09:48 수정 2024.01.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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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