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당신의 재능은 무엇인가

김관식

누구에게나 타고난 재능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묻혀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재능이란 말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소질로 생산적으로 쓰일 수 있는 사고나 감정, 행동이 되풀이되는 유형을 의미한다. 

 

남들과는 달리 유난히 호기심이 많다거나 경쟁심이 많아 누구에게든 지기 싫어하는 성격,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어려움을 참고 견뎌내는 인내심이랄지, 맡은 일은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해내는 등 매사에 되풀이되는 사고, 감정, 행동 유형이 생산적으로 쓰일 수 있다면 재능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부정적으로 볼 수 있는 황소고집도 생산적으로 쓰일 수 있다면 재능으로 볼 수 있고,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매사에 꼼꼼하게 점검하는 버릇 때문에 큰 위험을 미리 알아냈다면 그것도 재능이다. 한번 길들여진 습관은 나이가 들면 바꾸지 않고 고정되어 버린다. 그것은 인간의 뇌가 처음에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다가 어느 순간에 다다르면 어른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뇌의 크기가 줄어들수록 영리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뇌의 비밀은 바로 시냅스 때문이다. 시냅스란 뇌세포 사이를 서로 연결하는 줄 같은 것으로 뇌세포끼리 상호 연결이 얼마나 적절하게 형성되었느냐에 따라 인간의 행동이 달라진다. 사람마다 뇌의 시냅스 형성이 다르므로 재능 또한 다르다. 

 

행동주의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재능은 불확실한 상황과 맞닥뜨렸을 때 멈추지 않고 나타나는, 이른바 개인마다 다르게 되풀이되는 행동 패턴에서 재능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무의식적인 반응에서 재능의 원천을 알아낼 수 있는 유력한 단서를 제공한다. 

 

뉴욕 타임스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연구자이며, 유능한 관리자와 효율적인 일터의 특성을 규명하기 위한 갤럽의 조사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마커스 버킹엄의 저서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Now, Discover Your Strengths)』에서 재능의 원천이 되는 수단으로 동경, 학습 속도, 만족감 등을 들고 있다.

 

그에 따르면 첫째 동경은 재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어린 시작부터 재능이 나타났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사례를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절친이었던 배우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열 살 때 연기 계획을 의론했고, 피카소는 열 살 때 성인 미술 강좌에 등록했으며, 건축가 프랭크 케리는 다섯 살 때 부친의 철물점에서 나무 조각을 모형을 세우며 놀았으며, 모차르트는 열두 살 때 교향곡을 작곡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의 자녀들의 재능을 발견해 주고자 조기교육이 성행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뛰어놀지 못하고 학원을 전전하며 재능의 발굴이라는 이름 아래 부모의 경쟁심과 교육열로 인해 자녀들이 희생되고 있지나 않은지 염려스럽다.

 

어렸을 때 다양한 체험을 통해 뇌의 스냅스와 연결이 강하게 작용할 때 어떤 대상에 대해 강한 끌림, 즉 동경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동경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까닭은 사회적이나 재정적인 제약이 따르기 때문일 것이다. 오랫동안 재능을 억누르며 살다가 뒤늦은 화가로서의 재능을 발휘한 미국의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세스의 예를 들었다. 

 

그녀는 뉴욕주 북부 한 농장에서 태어나 어릴 때 혼자 스케치를 시작했으나 그림 도구를 제대로 갖출 수 없어 과일주스를 섞어 물감을 만들어 그림을 그렸고, 어른이 되어 고된 농장 일로 그림을 그리지 못했는데 78세가 되어 다시는 농장을 할 수 없게 되자 그때부터 그림을 그려 어린 시절에 보았던 풍경을 수천 점 그림에 담아 151번의 전시회를 열었으며, 전 세계적으로 그랜마 모세스란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둘째, 학습 속도 또한 재능을 발견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모든 재능이 동경을 통해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니다. 재능이 존재해도 내면에서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할 수 있는데, 동경을 통해 재능이 발견되지 않을 때 뒤늦게 무언가가 재능을 자극할 수도 있다. 이때 재능의 존재와 정도를 판별할 수 있는 것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속도이다. 

 

그 실례로 피카소와 동시대를 살았던 화가 앙리 마티스는 그림 그리기를 동경해 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 스물한 살까지 제대로 붓을 쥐어본 적도 없고, 변호사 사무실에서 거기로 근무하면서 질병을 달고 사는 우울한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독감에 걸린 그를 위해 어머니께서 미술 도구를 선물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4년 동안 혼자 그림 공부에 매달렸고, 파리 명문 미술학교에 입학하여 귀스타브 모로의 가르침을 받고 위대한 화가가 되었다. 이처럼 새로운 일에 빠른 학습 속도를 보일 때 재능이 발견된다.  

 

셋째, 만족감은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다. 가장 강력한 시냅스와 관련된 재능을 발휘할 때는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어떤 활동을 할 때 기분이 좋아진다면, 재능을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정신적인 만족감을 주는 생산적이며 긍정적인 활동을 찾는 데 성공한다면 당신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처럼 자발적인 반응, 동경, 빠른 학습 속도, 만족감은 당신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한 걸음 빠져나와 귀를 스치고 지나가는 사나운 바람 소리를 잠재워라. 그리고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이렇게 한다면 재능을 찾는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피카소는 “인생의 의미는 자신의 재능을 깨우치는 일이며, 인생의 목적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지도 못하고 엉뚱한 일에 매달려 살아간다.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가를 알지도 못하고, 살다가 간다면 당신에게 자아실현의 기회를 놓친 것이며, 더 행복하게 살다 갈 기회를 사장시킨 것이다. 

 

후회 없는 삶을 살다 가려면, 위의 동경, 빠른 학습 속도, 만족감 등 자신의 재능을 찾아서 재능을 맘껏 발휘할 기회를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보람 있고 행복한 삶은 물질이 아니다. 당신의 재능은 무엇인가? 대답할 수 없다면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당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고 개발하여 다른 사람에게 기부하는 기쁨을 누리시길 바란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4.06.10 09:49 수정 2024.06.1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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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