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투사는 GI가 아니다”
미군 병영과 기지촌을 배경으로 풀어낸 인간 군상의 애환, 사랑, 분노… 한국 사회의 잊혀진 역사와 상처를 정직하게 기록한 소설 ‘추억의 카투사’는 김용필 작가의 신작이다.
김용필 작가는 (사)한국소설가협회 감사와 이사를 역임했고 (사)한국문인협회 이사로 활동했다. 미군 병영에서 복무한 카투사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 『추억의 카투사』는 카투사로 복무한 작가 본인의 경험이 바탕이 된 이 작품으로 전후 한국사회에서 간과 되었던 기지촌과 병영문화의 민낯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추억의 카투사』는 한국전쟁 당시 복무한 아버지 세대와 전후 카투사로 복무한 아들 세대의 교차 시선을 통해, 한미 군사동맹의 그늘에 놓인 병영의 현실과 기지촌의 실상을 정직하게 묘사하고 있다. 작가는 “I am KATUSA, not GI”라는 선언적인 문장을 통해, 독자에게 '미군'이 아닌 '카투사'라는 정체성의 간극을 질문하게 만든다.
소설 속 병사들의 애국과 충성, 울분과 질투, 신뢰와 협동, 낭만과 욕망이 얽힌 인간관계가 흥미롭다. 미8군 캠프를 배경으로 미군과 카투사, 그리고 기지촌 여성들 간의 사랑과 우정, 문화 충돌, 애증의 감정이 진하게 녹아 있다. 미군 장교와 카투사 병사가, 한 여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의 삼각 구도는, 계급과 인종을 뛰어넘어 인간적인 휴머니티로 섬세하게 펼쳐 보인다.
기지촌의 현실 또한 가감 없이 그려진다. 돈을 벌기 위해 몸을 내던질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환락과 고통, 그리고 그들의 절절한 감정은 독자로 하여금 기지촌의 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찬란한 네온과 광란의 음악, 그 속에서 불나방처럼 부서지는 몸짓의 날갯짓은 이 소설을 단순한 회고가 아닌, 기치촌의 아픈 기억으로 승화시킨다.
『추억의 카투사』는 과거를 추억하며, 현재를 환기하며, 우리가 외면했던 병영 이야길 문학으로 끌어올린다. 한 편의 기록영화처럼 생생한 병영생활 묘사, 그리고 고통의 시간을 견뎌야 했던 이들의 내면을 밀도 있게 풀어낸 작품으로, 그 자체로 '기억의 소환'이자 '문학의 증언'이다.
김용필 소설가는 1987년 『청살무』로 등단한 이후, 대하장편소설 『연해주5』, 『여수의 추억』『전범』등 35권 집필로 깊이 있는 역사, 해양 서사를 구축해 왔다. (사)한국문인협회 이사 및 한국소설가협회 감사로 활동 했으며, 한국소설작가상, 공무원문학상, 직시소설문학상, 월간문학상, 한국바다문학상, 여수해양문학상 등 다수 수상, 문학을 통해 인간 본성을 탐색하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김용필 지음 / 도서출판 도화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