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버크셔 해서웨이 경영 일선 퇴진 선언
투자의 대가로 널리 알려진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60년간 이끌어온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영 일선에서 올해 말 물러나겠다고 예상치 못한 발표를 했습니다.
버핏 회장은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개최된 제60회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이와 같은 계획을 직접 밝혔습니다. 그는 이사회에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해서웨이 비(非)보험 부문 부회장이 올해 말 CEO직을 승계하도록 추천할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후계자 그레그 에이블 부회장, CEO 자리 승계 예정
버핏 회장은 앞서 2021년에 이미 에이블 부회장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한 바 있으나, 그동안 구체적인 은퇴 시점을 명확히 언급하지 않아 이번 발표는 주주들에게 다소 놀라움을 안겨주었습니다. 그의 오랜 동반자이자 절친한 벗이었던 찰리 멍거 전 부회장이 지난 2023년 11월 타계한 것이 이번 은퇴 결정 시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버핏 회장이 제시한 무역관과 투자 시장에 대한 견해
이번 주주총회에서 버핏 회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관세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분명히 표명했습니다. 그는 "무역은 무기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하며, "세계 다른 국가들이 번영할수록 우리 역시 그들과 더불어 번영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각국이 가장 잘하는 분야, 즉 비교 우위에 있는 영역에 집중하여 자유로운 국제 무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미국 증시의 가파른 하락세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을 심각한 약세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주주들에게 감정에 휘둘리는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시장이 내릴 때 두려움을 느끼고, 시장이 오를 때 과도하게 흥분하는 사람에게 주식 시장은 매우 어려운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투자 결정에 있어 이성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입니다.
이번 연례 주주총회는 버핏 회장의 마지막 발표를 경청하기 위해 약 4만 명의 주주 및 팬들이 참석하여 역대 최대 규모로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행사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애플의 CEO 팀 쿡,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인사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습니다.
11세에 투자에 첫 발을 들여 40대 초반에 이미 백만장자 반열에 오른 버핏 회장은 1965년, 경영난을 겪고 있던 섬유 회사 버크셔를 인수한 후 이를 세계적인 투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그의 순자산은 약 236조 원에 달하며, 포브스 선정 세계 5위 부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1958년에 매입한 오마하의 소박한 주택에 계속 거주하며 검소한 생활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맥도날드 치킨너깃과 감자칩, 코카콜라를 즐겨 마시는 등 그의 소탈함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가치 투자의 상징'이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그가 버크셔 회장으로서 전한 마지막 메시지는 국제 무역의 중요성과 '무역은 무기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