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새로운 공식 초상화가 공개되자 미국 정치권과 국제 언론계가 일제히 주목했다.
사진은 단순한 초상화가 아니다. 흑백톤의 절제된 이미지, 강렬한 눈빛, 전통적 권위의 상징인 워싱턴 기념탑을 배경으로 한 구도는 전통적인 퍼스트레이디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그녀가 독립적인 정치적 주체로 자리 잡으려는 의도를 반영하는 듯하다.

특히 2017년의 첫 공식 초상화가 우아한 미소와 보석이 어우러진 부드러운 이미지였다면, 이번 초상화는 미소 없는 무표정과 장신구 없는 절제된 스타일로 극명하게 대비된다. 그녀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 앤 가바나의 턱시도 재킷과 함께, 남성 정장에 주로 사용되는 커머번드(허리 벨트)를 선택했다. 이는 전통적 남성 권력의 상징을 자신의 이미지로 전환한 의도로 읽힌다.
장신구가 일절 없는 것도 눈에 띈다. 보석 없이 연출된 이번 초상화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순수한 권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녀의 이미지에 온전히 집중되도록 계산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미국 언론 <가디언>은 이를 “과거 이미지를 덮으려는 화이트워싱(whitewashing)의 시작”이라 평했고, 일부 정치평론가들은 “퍼스트레이디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행보를 암시하는 상징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최근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 다큐멘터리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시작하며 과거의 침묵을 깨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초상화 속 배경에 등장한 오벨리스크(워싱턴 기념탑)는 단순한 민주주의의 상징이 아닌 ‘미국 권력의 본질’을 드러내는 상징물로, 그녀의 새로운 위치를 암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도전과 맞물려 멜라니아 여사의 행보는 향후 미국 정치 지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용했던 그녀의 등장은 이제 강력한 시선과 상징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패션은 메시지다’라는 말을 누구보다 강하게 입증해온 멜라니아 트럼프. 이번 초상화는 그 연장선이자, ‘멜라니아 2.0’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선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