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카를라 브루니는 단지 아름다운 모델로만 기억되기엔 너무나도 복잡하고도 강렬한 서사를 가진 인물이다. 프랑스계 어머니와 브라질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7세에 프랑스로 이주해 19세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 곧바로 1990년대를 지배한 톱모델로 떠오른다.
패션계를 떠난 뒤 그녀는 음악계로 전향했고, 첫 앨범은 유럽에서만 200만 장 이상 판매되며 예술적 감수성과 대중적 성공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다. 그녀는 단순한 연예인을 넘어, 유혹의 기술을 통해 권력과 예술을 넘나드는 여성으로 성장한다.
유혹의 무대: 록스타, 배우, 지식인을 넘나든 감정의 포식자
카를라 브루니는 단지 유명한 남자들과 연애한 여성이 아니다. 그녀는 그들 각각의 삶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고, 때로는 가족관계를 붕괴시킬 정도로 파괴력 있는 인물이었다.
에릭 클랩튼과의 관계에서 시작된 연애사는, 믹 재거로 이어지며 그가 제리 홀과의 결혼생활을 파탄 내는 계기가 된다. 이후 그녀는 재클린 비셋과 사귀던 배우 뱅상 페레즈, 유명 저널리스트 장 폴 앙토벤, 그리고 그의 유부남 아들 라파엘 앙토벤과의 관계까지 이어지며, "넘지 말아야 할 선조차 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유혹자의 전형을 보여준다. 라파엘과의 사이에서 아들까지 두고 동거했지만, 2007년 결국 결별했다.
권력과의 결합: 사르코지를 유혹하다
2007년, 엘리제궁의 저녁 만찬에서 브루니는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를 만난다. 이혼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단 세 달 만에 두 사람은 결혼했고, 브루니는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가 되었다. 이 역시 평범한 스토리가 아니다. 전 대통령이 최근 불법 선거자금 조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날, 그녀는 당당히 런웨이에 서며 고요한 저항의 메시지를 보낸다.
결정 당일, 그녀는 인스타그램에 남편의 글을 올리며 그의 결백을 응원했다. "감옥에 가는 남편과의 결혼 생활조차도 그녀에게는 장애물이 아닌 하나의 퍼포먼스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레이크의 유혹자, 그 정체와 본능
카를라 브루니는 로버트 그린의 분류에 따르면 '레이크(Lake)'형 유혹자에 가깝다. 레이크형은 쾌락과 관능을 중시하며, 위험한 관계에서 짜릿함을 느끼는 유형이다. 그녀는 믹 재거와 같은 남성 유혹자와도 거리낌 없이 사랑을 나누었고, 연인과 그의 아들까지 사랑의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는 본능적이고 충동적인 유혹의 기술을 실천해왔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예술적 감수성을 무기로 삼으며 자신만의 메시지를 담아낸다. 단순한 성적 매력이 아닌, 철학과 음악, 정치적 퍼포먼스를 넘나드는 그녀의 매혹은 사람들을 빠져들게 만들고, 동시에 경계하게 만든다.
그녀는 끝나지 않았다
사르코지와의 관계가 어떻게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건 그녀의 다음 행보다. 그녀는 아마도 또 다른 감각적 전쟁을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 패션쇼 런웨이든, 음악 무대든, 정치 무대든 상관없다. 카를라 브루니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를 찾아낼 것이다. 아니, 그녀는 그 무대 자체를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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