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눈물의 여왕의 여운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상류층 재벌과 평범한 서민의 사랑 이야기, 그 흔하지만 매력적인 ‘신데렐라 스토리’. 하지만 드라마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현실에서도 평민이 왕자와 사랑에 빠지고, 끝내 왕비가 되는 이야기가 존재한다. 글로벌다이렉트뉴스(GDN)가 세계 각국 왕실의 실제 ‘신데렐라 이야기’를 모아 소개한다.
■ 윌리엄 & 케이트 (영국)

만남의 장소: 패션쇼 런웨이
영국 왕세자 윌리엄과 케이트 미들턴의 첫 만남은 두 사람이 함께 다녔던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교에서였다. 친구로 지내던 이들은 2002년 자선 패션쇼에서 케이트가 검은색 시스루 드레스를 입고 캣워크를 선보이던 순간, 윌리엄의 마음이 흔들렸다고 전해진다. 윌리엄은 친구에게 “Kate's hot”이라고 말하며 넋을 잃었다고. 이후 9년간의 연애, 한 차례의 이별, 다시 만남 끝에 2011년 두 사람은 결혼했고, 세 자녀의 부모가 되었다. 결혼식 전, 윌리엄은 어머니 다이애나비의 사파이어 약혼 반지를 건네며 케냐에서 청혼했다.
■ 프레데릭 & 메리 (덴마크)

만남의 장소: 시드니 바(Bar)
덴마크 국왕 프레데릭과 호주 출신 부동산 임원 메리의 첫 만남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한 바(Slip Inn)에서였다. 메리는 프레데릭이 왕자라는 사실도 모른 채 대화를 나눴고, 그 만남은 '운명'이 되었다. 장거리 연애 끝에 2004년 결혼, 올해 초에는 프레데릭이 국왕으로 즉위하면서 메리는 덴마크의 왕비가 되었다. 그녀는 세련된 패션과 국민과의 소통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빅토리아 & 다니엘 (스웨덴)

만남의 장소: 헬스장
스웨덴의 빅토리아 왕세녀와 다니엘 베스틀링의 사랑은 다니엘이 운영하던 헬스장에서 시작됐다. 그는 빅토리아의 동생 추천으로 개인 트레이닝을 맡게 되었고, 곧 연인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왕실과 언론은 다니엘의 평범한 배경과 말투까지 조롱하며 결혼에 반대했다. 이에 빅토리아는 왕위계승권을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왕실은 그를 위해 8년간의 ‘왕실 교육’을 제공한다. 외모부터 언어, 예절, 사회성까지 모두 변신한 다니엘은 결국 2009년 발렌타인데이에 프러포즈했고, 이듬해 결혼했다. 지금은 두 자녀를 함께 키우며 스웨덴의 육아 문화에 앞장서고 있다.
■ 알베르 2세 & 샤를린 (모나코)

만남의 장소: 국제 수영대회
남아프리카공화국 수영 국가대표 출신인 샤를린은 2000년 모나코에서 열린 국제 수영대회에서 알베르 2세 국왕을 처음 만났다. 샤를린은 뛰어난 외모와 우승이라는 성과로 주목받았고, 이후 두 사람은 20세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2011년 결혼했다. 그러나 결혼 후 부부 간 갈등과 샤를린의 변화된 헤어스타일, 과도한 지출 등이 화제가 되며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쌍둥이 남매를 키우며 왕실을 유지하고 있다.
■ 펠리페 & 레티시아 (스페인)

만남의 장소: 원유 유출 현장 해안
스페인의 인기 앵커였던 레티시아는 2002년 스페인 갈리시아 해안에서 원유 유출 사고를 취재하던 중, 펠리페 왕세자와 마주쳤다. 이후 파티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연애를 시작했고, 2003년 깜짝 약혼을 발표한다. 당시 왕세자와 평민 출신, 이혼 경력이 있는 앵커의 결혼은 논란이 되었지만, 레티시아의 당당한 태도와 펠리페의 존중하는 자세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4년 성대한 결혼식 후 두 자녀를 두고 있으며, 레티시아는 여전히 스페인의 패션 아이콘으로 사랑받고 있다.
GDN의 시선
궁전에서만 인연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바, 패션쇼, 헬스장, 해변, 수영장에서 평범한 일상 속 마법 같은 만남이 이루어진다. 중요한 것은 신분이 아니라, 진정한 연결과 선택이다. 오늘날의 왕비들 역시 한때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사랑을 선택했고, 왕실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들이 보여주는 삶은, 신분을 뛰어넘은 용기와 변화의 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