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세계에서 세상이 가장 빠르게 변하는 나라 중의 하나이다. 소통의 방식 또한 예외는 아니다. 과거 대면 소통에만 의존하던 생활 방식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쳐오는 동안 낯설기만 하던 온라인 세상에서 새로운 소통에 익숙해지도록 변화를 이끌었다. 쉽고 편안함에 길들어지기 시작한 많은 사람은 이제 쉽지 않은 현실을 거부하게 됐고, 대면 소통의 불편함을 왜 받아들여야 하는지 갈등과 오해가 난무한 세상이 되기도 했다. 존중과 배려보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한 세상의 한가운데 서 있음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깊은 신뢰와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던 진심 어린 관심과 배려를 베푸는 인간관계는 어떤 모양이었는지 기억해 보자. 너무 건조해져 버린 현대인의 유대감 없는 대화법을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서로 공감해 주고 격려해 주며 감동을 주는 관계로 다시 세팅해 보자.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고 자신의 감정과 진심을 담아 표현하며 솔직하게 대화하고 서로에게 신뢰를 쌓아가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몸짓, 눈맞춤 등 비언어적 요소가 잘 버무려진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위한 대화법을 상기하며 낯선 이 시대를 깊이 끌어안아 보자.
모든 관계의 기본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서로의 의견과 가치를 인정하는 자세는 나이, 성별, 직업, 문화적 배경이 다르다고 해서 변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감동을 주는 인간관계의 중요한 요소는 다름 아닌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해 주고 진심 어린 칭찬을 건넬 때가 아닐까. 배려와 예의가 사라진 일방적인 희생 관계는 건강한 인간관계가 아니다. 이는 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소가 될 뿐이다. 또한 의무적인 인간관계라는 생각으로 상대방을 대할 때 그 관계는 피로감만 증가하고 만다. 자신의 감정과 필요가 소중하듯 진정한 감동을 주는 관계는 의무감이 아닌 진심이 담긴 관심과 배려 그리고 예의에서 비롯된다.
약속을 잘 지키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것 또한 서로의 신뢰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과 행동에서 시작되는 배려와 예의이다. 인간은 누구나 존중받을 때 그 관계 속에서 긍정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신뢰라는 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야 하지만, 예의를 벗어난 행동은 오래 쌓아온 관계를 한 순간에 무너지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이기적인 마음에서 출발한 관계 형성이라면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게 되므로 진심 어린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진정한 신뢰는 진심에서 비롯되며 진심이라는 것은 이익 관계를 뛰어넘는 배려와 예의를 지킬 때 형성됨이다.
행복한 삶의 필수 요소는 무엇일까.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우정이라고 강조했다. 서로 덕을 쌓으며 신뢰를 기반으로 한 관계에서 진정한 우정이 싹트고 그러한 우정을 바탕으로 할 때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행복이 곧 우정의 감동에서 비롯된다면 서로 덕을 쌓고 신뢰를 쌓아가는 관계야말로 삶의 필수 요소가 아닐까. 공자는 『논어』에서 인(仁)과 예(禮)를 강조한 인간 관계에 대해 언급한다. 도덕적 원칙과 배려를 바탕으로 할 때 전정한 배려가 되고 단순한 예의가 아닌 진정한 감동을 줄 수 있는 행동이 된다고 했다. 그만큼 배려와 예의는 행복한 삶의 필수 요소가 된다.
어떤 관계에서도 갈등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화해와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인간관계의 기본은 배려와 예의에서 시작된다. 감정을 조화롭게 조절하며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에도 배려와 예의가 있다. 일방적인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서로 이해하고 서로 배려하는 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꾸준히 서로에게 예를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존중, 신뢰, 배려의 가치를 실천하는 것만이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주춧돌이 됨이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거창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저 따뜻함이 묻어나는 말이나 행동 하나, 예의를 갖춘 작은 배려 하나가 긍정에너지를 만든다. 인맥과 관계 유지를 위한 인간관계가 아닌, 이해와 배려와 예를 갖춘 관계라면 대면소통이 왜 불편할까. 진정한 감동을 선사하는 대면 관계, 행복해지는 지름길을 왜 거부할까. 다시 변화 앞에 서서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배려와 예의는 잘 챙겨두었는지…. 일방적인 희생만 강조하지는 않았는지…. 나이, 성별, 직업, 문화적 배경을 차별하지는 않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