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굴렁쇠
안녕하세요. 최우주입니다. 새로움을 좇느라 잠시 놓쳐온 우리 사유의 뿌리를 다시 꺼내어 오늘의 언어로 마주해 보는 시간입니다. 빠른 해답 대신 오래 곱씹을 숨결을 건네며 지나온 시간 속에서 오늘을 살아갈 지혜를 찾고자 합니다. 자, 함께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오늘은 고대부터 20세기까지 국가를 불문하고 세계적으로 인기 있었던 아이들의 놀이인 굴렁쇠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다소 낯선 물건일 수 있지만, 굴렁쇠는 오랫동안 우리 아이들의 웃음과 추억을 담아낸 대표적인 놀이기구였습니다. 쇠로 만든 둥근 테를 막대기로 밀며 달리는 단순한 놀이였지만, 그 안에는 건강한 신체 활동과 지혜, 그리고 공동체의 정서가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굴렁쇠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습니다. 삼국시대 유물과 고구려 벽화에서도 둥근 바퀴를 굴리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굴렁쇠 놀이는 규칙이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막대기 하나로 굴렁쇠를 넘어뜨리지 않고 오래 굴리는 것이 기본이었고, 친구들과 누가 더 멀리 가는지, 누가 더 빠르게 달리는지 겨루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달리고, 언덕길을 내려가며 속도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별다른 장난감이 없어도 아이들은 굴렁쇠 하나만 있으면 하루 종일 신나게 뛰어놀 수 있었습니다.
굴렁쇠는 단순한 놀이기구를 넘어 성장의 도구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굴렁쇠를 밀며 균형 감각과 집중력을 자연스럽게 익혔고, 넘어질 듯 흔들리는 쇠테를 끝까지 세우기 위해 끈기와 인내심도 배웠습니다. 잘 굴러가던 굴렁쇠가 순간 중심을 잃고 쓰러지면 다시 일으켜 세워야 했습니다. 그런 과정속에서 아이들은 실패와 도전을 놀이처럼 받아들이며 성장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한 소년이 굴렁쇠를 굴리며 운동장을 가로지르던 장면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 모습은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역동성과 희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단순한 놀이기구였던 굴렁쇠가 한 나라의 꿈과 미래를 상징하는 문화적 아이콘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오늘도 인생이라는 둥근 길 위에서 우리는 저마다의 굴렁쇠를 굴리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때로는 흔들리고 비틀거리더라도 중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요.
오늘의 이야기가 그대에게 다다랐다면 지혜의 숲을 거니는 사유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저는 최우주 기자였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