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순간순간의 숨이 시가 되어라

이태상

 

미국에선 매년 4월을 국가적인 시의 달로 기린다. 시에 대한 서양 유명 시인 작가들 말을 좀 인용해보리라.

 

1. “시는 일반적인 보통 언어를 우주의 숨결로 승화시킨다. 생각을 벼르고 감정에 신경과 피를 섞어 단어라는 굳은 껍질 속에 영글게 한다. Poetry is ordinary language raised to the Nth power. Poetry is boned with ideas, nerved and blooded with emotions, all held together by the delicate, tough skin of words.”

Paul Engle, from an article in The New York Times.

 

2. “평생토록 시 한 줄 쓴 일 없어도 시의 감성에서 고결한 기쁨을 맛보는 사람이 진정한 시인이다. He who draws noble delights from sentiments of poetry is a true poet, though he has never written a line in all his life.”

George Sand, from The Devil's Pool.

 

3. “시란 여러 사람과 같이 나누는 것이 아니다. 밤에 잠자리에서 마음속 깊은 생각을 하면서 이 사적(私的)인 세계를 공개하는 것이다. Poetry is not an expression of the party line. It's that time of night, lying in bed, thinking what you really think, making the private world public, that's what the poet does.”

Allen Ginsberg, from Ginsberg, A Biography.

 

4. “시인이 된다는 건 하나의 상태이지 직업이 아니다. To be a poet is a condition, not a profession.”

Robert Graves, in response to a questionnaire in Horizon, 1946.

 

5. “시는 노력해서 얻는 감성이 아니다. 감성은 자연스럽게 생성되지만 그 판별력은 예술적인 기술로 얻어진다. Poetry is emotion put into measure. The emotion must come by nature, but the measure can be acquired by art.”

Thomas Hardy, as quoted in The Later Years of Thomas Hardy by Florence Hardy.

 

6. “시는 지상에 살면서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바다 동물의 일지(日誌) 저널이다. 시는 미지의 알 수 없는 장벽을 무너뜨릴 음절을 찾는 일이다. 시는 무지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없어지는지 말해 주는 마법의 각본이다. Poetry is the journal of the sea animal living on land, wanting to fly in the air. Poetry is a search for syllables to shoot at the barriers of the unknown and the unknowable. Poetry is a phantom script telling how rainbows are made and why they go away.”

Carl Sandburg, from The Atlantic, March 1923.

 

7. “시는 개별적 특수성이 아닌 정교한 과잉성으로 독자를 경탄시켜야 한다. 독자 자신의 가장 지고(至高)한 생각을 표현하는 언어로 마치 독자 본인의 기억을 떠올리도록 말이다. Poetry should surprise by a fine excess and not by singularity-it should strike the reader as a wording of his own highest thoughts, and appear almost a remembrance.”

John Keats, from On Axioms and the Surprise of Poetry.

 

8. “시는 세상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덮고 있는 베일을 걷어 올려 익숙한 일상적 사물들을 그렇지 않은 특별한 것들로 보이게 해주는 것이다. Poetry lifts the veil from the hidden beauty of the world, and makes familiar objects be as if they were not familiar.”

Percy Bysshe Shelley, from A Defence of Poetry and Other Essays.

 

9. “이해되기 전에 느끼게 해주는가가 진순한 시의 시험대이다. It is a test [that] genuine poetry can communicate before it is understood.”

T. S. Eliot, from the essay "Dante."

 

10. “시란 강렬한 느낌이 즉흥적으로 넘처나는 것으로 고요히 침잠(沈潛)한 감정에서 발원(發源)하는 감성이다. Poetry is the spontaneous overflow of powerful feelings: it takes its origin from emotion recollected in tranquillity.”

William Wordsworth, from "Preface to Lyrical Ballads."

 

11.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의 논쟁을 통해 수사학(修辭學) 화법(話法)을 도출(導出)하지만 자신과의 토론을 통해 시를 짓는다. We make out of the quarrel with others, rhetoric, but of the quarrel with ourselves, poetry.”

William Butler Yeats, from PER AMICA SILENTIA LUNAE.

 

12. “그래서는 시인이 (쓸 수 없는) 몰라야 하는 단어이다. Therefore’ is a word the poet must not know.”

Andre Gide, from Journals.

 

13. “나는 정의하리라. 시어(詩語)들이란 미()의 리듬을 창조하는 거라고. I would define ... the Poetry of words as The Rhythmical Creation of Beauty.”

Edgar Allan Poe, from "The Poetic Principle.

14. “시는 시인이 자신의 내재하는 사적(私的)인 느낌이지만 독자들도 또한 자신들의 느낌으로 인정하도록 인도하는 것이다. Poetry ... is the revelation of a feeling that the poet believes to be interior and personal which the reader recognizes as his own.”

Salvatore Quasimodo, from a speech in New York, quoted in The New York Times.

 

 

15. “시인은 보이지 않는 걸 보여주는 사람이다. The poet is the priest of the invisible.” Wallace Stevens, from Opus Posthumous.

 

201666일자 미주판 중앙일보 문학산책칼럼 시론으로 삶을 배우다에서 김은자 시인은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이메일 한 통 왔다.

 

김 시인님, 시집을 내려고 준비해 둔 시를 어제는 모두 내다 버렸습니다. 모름지기 시인은 삶으로 시를 쓰는 것이거늘, 삶은커녕 가슴으로 쓴 시조차 한 편 없으니 맛이 없어요. 컴퓨터에 저장해 놓은 시를 모두 날려버렸어요. 참 이상한 것은 알몸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것처럼 시원하다는 거예요. 원고 청탁이 들어 와도 줄 시가 없으니 시를 살아야 할 일만 남았네요.”

 

나는 기가 막혔다. 몇 년을 피를 토하며 썼을 시들을 삭제해 버렸다니 그건 또 무슨 궤변인가? 생각을 거듭할수록 안도현 시인의 시론집이 떠올랐다. ‘가슴으로 쓴 시가 진짜 시다.’ 나는 펜을 들었다.

 

“L 시인 님, 시를 살겠다고 원고를 날려버렸다는 편지를 읽고 화가 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시를 살아야겠다는 시인 님의 궤변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안도현 시인의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쓰라는 시론집에 의하면, 그는 대학 시절 시는 쓰는 것이 아니고 살아야 한다는 대학 선배들을 향해 문학적 허영이라고 대들었다고 합니다. 시에 빠진 초년병에게 세상에 무서울 게 있었겠나요. 그때 선배들의 말이 지금 제가 보기엔 히트입니다. 자네 시는 그래서 뒷심이 약한 거야. 그 이후 그는 거의 1년 동안이나 뒷심이라는 말을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민이 깊어질수록 문학의 무거움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시를 공중분해 시키고도 버젓이 살아있는 L 시인 님, 축하합니다. 밑지는 장사는 아닐 것을 확신합니다.”

 

이상의 글을 읽고 나는 L 시인과 김 시인 두 분께 깊은 경의를 표하고 큰 박수를 보냈다. 나 역시 열 살 때 나 자신에게 하는 독백으로 바다라는 동시를 지어 평생토록 밤낮으로 주문 외듯 기도하듯 하면서 스스로에게 다짐해왔다. 글이란 종이에다 펜으로 쓸 게 아니라 인생이란 종이에다 삶이란 펜으로 사랑의 피와 땀과 눈물이란 잉크로 써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 한 예를 들어보자.

 

2016531일 세계 서핑 리그 피지 여자선수권 대회에 출전해 3위를 차지한 베타니 해밀톤(Bethany Hamilton)은 온몸으로, 그것도 팔이 하나 없는 몸으로 더 할 수 없도록 아름다운 시 한 편을 썼다. 하와이 출신 베타니는 서핑 좋아하는 부모 따라 걷기 전부터 바다에서 살면서 13살 때인 200810월 이른 아침 서핑을 나갔다가 상어의 공격을 받아 왼쪽 팔을 잃었다.

 

또 한 예를 들어보자. 201663일 세상을 떠난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도 백인이라는 백상어에게 물려 팔이 아니라 두 날개를 잃고도 나비처럼 떠서 벌처럼 쏘는어두운 밤하늘에 반짝이는 시를 썼다.

 

흑인이란 이유로 레스토랑 입장을 거절당하자 알리는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을 오하이오 강물에 던져버리고, 백인들이 노예에게 준 성을 쓰지 않겠다며 자신의 캐시어스 클레이(Cassius Clay)란 이름을 버리고 캐시어스 엑스라는 이름으로 개명했다가 이슬람 지도자 엘리야 무하마드의 이름을 따 아예 무하마드 알리 (Muhammad Ali)’로 이름을 바꿨다. 그리고 그는 나는 알라를 믿고 평화를 믿는다. 백인 동네로 이사할 생각도 없고 백인 여자와 결혼할 생각도 없다. 나는 당신들 백인이 원하는 챔피언이 되지 않을 것이라라고 외쳤다.

 

옛날 로마 시대 노예들을 검투사로 죽기 살기 싸움을 붙이고 즐겨 관람하던 잔인무쌍한 경기의 잔재인 복싱이란 링에서보다 링 밖의 세계란 무대에서 알리는 약자들의 인권 챔피언이었다. 1942년 흑인 노예의 손자로 태어난 알리는 스스로를 민중의 챔피언(People’s Champion)’이라고 불렀고, 1967년 베트남전 징집 대상이 되었지만 이봐, 난 베트콩과 아무런 다툴 일도 없다. 어떤 베트콩도 나를 깜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Man, I ain’t got no quarrel with them Viet Cong. No Viet Cong call me nigger.”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해 선수 자격을 박탈당하고 징역 5년 실형을 선고받았었다. 알리가 남긴 수많은 시적(詩的)인 말 중에 내가 좋아하는 12마디 인용해보리라.

 

1.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일은 이 지상에서 지불할 내 숙박료다. Service to others is the rent you pay for your room here on earth.”

 

2. “날짜를 세지 말고 매일이 보람되게 하라. Don’t count the days; make the days count.”

 

3. “어떤 생각이 내 머릿속에 떠오르면 내 가슴이 믿게 되고 그러면 내가 그 생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If my mind can conceive it, and my heart can believe it-then I can achieve it.” Jesse Jackson said this as early as 1983, according to the Associated Press, and Ali used it in his 2004 book.

 

4. “너를 지치게 하는 건 네가 오를 산들이 아니고 네 신발 속에 들어 있는 돌 조각이다. It isn’t the mountains ahead to climb that wear you out; it’s the pebble in your shoe.”

 

5. “내가 얼마나 지독한지 약조차 병이 나 앓게 된다. I'm so mean, I make medicine sick.”

 

6. “불가능이란 단지 그들에게 주어진 세상을 바꿔야 할 가능성을 탐색하는 대신 그 현실에 안주하려는 소인배들이 둘러대는 거창 한 단어일 뿐이다. 불가능이란 사실이 아니고 의견이며 선언이 아니다. 도전에 맞서는 대담성이다. 따라서 불가능이란 가능성이고 한시적이며 아무것도 아니다. Impossible is just a big word thrown around by small men who find it easier to live in the world they’ve been given than to explore the power they have to change it. Impossible is not a fact. It’s an opinion. Impossible is not a declaration. It’s a dare. Impossible is potential. Impossible is temporary. Impossible is nothing.”

 

7. “위험을 무릅쓸 만큼 용감하지 못한 자는 인생에서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하리라. He who is not courageous enough to take risks will accomplish nothing in life.”

 

8. “나이 스물에 본 대로 나이 쉰에도 똑같이 세상을 바라본다면 그는 30년 동안 그의 삶을 헛산 것이다. A man who views the world the same at 50 as he did at 20 has wasted 30 years of his life.”

 

9. “곰팡이 난 빵에서 페니실린을 만들 수 있다면 당신에게서 뭔들 만들 수 없으랴. If they can make penicillin out of moldy bread, they can sure make something out of you.”

 

10. “상상력이 없는 사람은 날개가 없는 거다. A man who has no imagination has no wings.”

 

11. “피부색 때문에 그 누구를 미워하는 건 잘못이다. 미워하는 사람의 피부색이 어떻든 간에 잘못된 일이다. Hating people because of their color is wrong. And it doesn't matter which color does the hating. It's just plain wrong.”

 

12. “하루하루 매일이 네가 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 그런 날이 꼭 올 테니까. Live everyday as if it were your last because someday you're going to be right.”

 

, 우리 각자의 삶, 아니 순간순간의 숨이 시가 되어라.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1230ts@gmail.com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3.05 11:35 수정 2021.03.0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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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