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양국 간의 무역 긴장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가운데, 관계 개선의 조짐이 보이자 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지난 몇 달간 지속된 미·중 간의 관세 갈등, 기술 제재, 외교적 긴장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압력을 가해왔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1,350원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를 재조정하거나 유예할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중국 측도 미국과의 실무 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내놓으며 협상의 물꼬를 텄다.
이에 따라 시장은 양국의 관계가 단기적으로나마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곧바로 반영돼 원화 강세 흐름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단순한 단기 반등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40원 초반까지 내려온 것은 미·중 무역 환경의 개선 기대감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향후 양국 정상회담에서의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온다면 환율은 추가 하락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변화 가능성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둔화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었고 이는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중국이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도 외환시장의 안정을 돕는 요소로 작용 중이다.
국내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수출입 기업들은 환율 변동성이 줄어든 상황에서 환 리스크 관리 전략을 다시 짜는 중이다. 특히 에너지·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기업들은 환율 하락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 또한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국제 통화시장의 방향성이 여전히 유동적이지만, 정치적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환율의 안정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완화 기대는 단기적 외환시장 안정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실제적인 협상 진전 여부와 글로벌 금리 흐름이 환율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시장은 이제 갈등에서 협력으로의 전환이라는 시그널에 주목하며, 다시 한 번 외환 리스크를 재점검하는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