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 청북읍의 한적한 도로 변, 화사한 간판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케이나눔 행정사사무소’. 개업 3년 차를 맞은 이곳의 주인공은 20년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공인중개사와 행정사 자격을 연이어 취득한 조포연 행정사다. 복잡한 서류와 까다로운 절차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소극적으로 대처하던’ 국민이 스스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의 사명이다.
![]() ▲ 케이나눔 행정사사무소 조포연 행정사 © 케이나눔 행정사사무소 |
조포연 행정사는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인사·총무팀장으로 20년간 근무했다. 대기업·중견기업의 관리 부서는 기술직과 달리 구조조정의 첫 번째 대상이 되기 일쑤였고, 반복되는 업무 루틴 속에서 무료함을 느낀 순간이 있었다.
“회사 일은 안정적이었지만, ‘내가 정말 이 길만 걸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쌓였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의 길이 없을까 싶어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했죠.”
업무와 병행해 두 해에 걸쳐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했지만, 막상 현장에서 체험해 보니 전형적인 중개업의 체질과는 거리가 있었다.
▲ 케이나눔 행정사사무소 내부 전경 © 케이나눔 행정사사무소 |
“거짓말 아닌 거짓말이 반복되고, 늘 ‘팔고자 하는’ 위치에 서야 하는 현실이 제 성향과 맞지 않았어요.”
그 무렵 그는 인터넷 검색으로 ‘행정사’라는 새로운 직업군과 마주했다. 공인중개사와 행정사의 태그라인을 함께 내세우면 신뢰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다시 2년을 공부하며 행정사 자격증을 땄다. 2023년 2월, 그는 마침내 케이나눔 행정사사무소 문을 열었다.
행정사는 기업 인허가, 외국인의 출입국 비자 업무, 비영리 법인 설립, 각종의 행정심판과 이의신청, 민원 서류 작성, 공공기관 조달행정 업무 등 3천여 가지에 달하는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 정부행정 전문가다. 조 행정사는 그중에서도 기업 인허가 분야를 핵심 역량으로 삼았다.
“기업 인허가는 절차가 워낙 까다롭습니다. 환경청의 허가, 안전관리 심의, 관련 부처 협의 등 단순한 서류 제출이 아니라, 매 단계마다 심도 깊은 검토가 필요하죠.”
▲ 조포연 행정사 © 케이나눔 행정사사무소 |
그가 특히 주력하는 것은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다. 국내에서는 이들 물질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데, 업무 기간은 짧게는 2개월, 길게는 6개월까지 소요된다.
“고난도 업무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혼자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이 생깁니다. 기술 전문가와의 협업은 필수지만, 행정 절차 전반을 책임지고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이 제 차별점이죠.”
이 밖에도 조 행정사는 외국인의 비자 업무, 비영리 법인 설립, 행정심판, 권리금 계약서 작성·검토 등 다방면으로 종횡무진한다. 최근 대법원 판결로 ‘권리금 계약서는 행정사만 작성할 수 있다’는 판례가 확정되면서, 더 많은 공인중개사들이 행정사에게 업무를 의뢰하고 있다.
▲ 케이나눔 행정사사무소 내부 전경 © 케이나눔 행정사사무소 |
수많은 프로젝트 중에서도 조포연 행정사의 가슴을 뛰게 한 사건이 있다. 바로 국내 최초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고순도 수소와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기업체의 인허가를 전담하게 된 일이다. 이 회사는 평택시와 협력해 친환경 신산업 모델을 구축 중이며, 곧 상장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미팅에서부터 허가 신청, 환경청 협의까지 전 과정을 책임졌습니다. 기술적 검토가 반드시 필요한 업무인 만큼, 기업의 연구진·설계팀과 긴밀히 호흡하며 6개월여의 기간을 함께 뛰었죠. ‘국내 최초’라는 의미가 주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그만큼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끊임없이 배워야 살아남는다”— 전국구 행정사의 꿈
조포연 행정사는 현재 서울.경기도 전역·부산·울산.광양 등 전국 각지를 누비며 발로 뛰는 ‘전국구 행정사’를 꿈꾼다. 단순히 하나의 분야에 전문화하기보다,
기업 인증(Inno-Biz·Main-Biz·첨단 기술기업 인증 등)과 같은 새로운 영역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행정사의 영역을 한정짓지 않으려고 합니다. 앞으로 30~40년은 이 업에서 일할 텐데,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며 끊임없이 공부해야만 진정한 전문가로 남을 수 있다고 믿어요.”
▲ 사진 © 케이나눔 행정사사무소 |
그는 매일 케이나눔 사무실 한쪽에 쌓이는 법령 자료와 판례, 기업 사례 파일을 보며 자기 발전을 다짐한다. “새로운 법령이 제정되면 그 틈새에서 혈혈단신 고군분투하는 것이 행정사의 매력”이라는 말에는 현장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끝으로 조포연 행정사는 잠시 눈을 반짝이며 고객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을 꺼냈다.
“행정사 자격증만 따면 전문가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쌓여야 비로소 ‘전문가’라 불릴 자격이 생기죠. 케이나눔행정사사무소는 이미 다양한 케이스를 통해 노하우를 쌓아 왔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행정 절차, 믿고 맡겨 주시면 반드시 결실을 맺도록 돕겠습니다.”
▲ 케이나눔 행정사사무소 외부 전경 © 케이나눔 행정사사무소 |
책상 위에 놓인 수백 통의 파일, 벽면을 가득 채운 수상 경력·자격증들이 그의 말에 무게를 더한다. “행정의 바다”를 항해하며, 길을 잃은 이들에게 등대가 되어 주는 조포연 행정사. 케이나눔 행정사사무소의 돛은 오늘도 힘차게 바람을 받아 당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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