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만과 먹방

먹방 규제는 언론자유 침해인가?

속칭 '먹방'은 먹는 방송이다. 보건복지부가 비만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면서 먹방의 규제를 거론하다가 여기 저기서 말이 많자 한발 물러섰다. 방송은 '언론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영역이라서 그랬을까. 아니면 소위 말하는 여론의 역풍을 맞았을까.

미식가들이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여행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미슐랭스타 음식점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일부 먹방의 행태다. 고도비만의 출연자들이 나와 꾸역꾸역 먹기만 하는 방송을 경쟁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문명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방송이 공익을 추구한다면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꼼수를 부리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자유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 마음대로 하는 것이다. 양식 있는 불특정 다수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국민 건강에 피해를 주는 먹방은 언론의 자유를 넘어선 방종이다. 이런 먹방을 방송의 자율에 맡겨 개선하고자 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격이다.

결국은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저질 먹방을 보지 않으면 시청률은 떨어지고, 시청률이 낮으면 광고주들의 광고 의뢰가 줄어든다. 그러면 야만적이고 무분별한 먹방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품위와 교양을 갖춘 맛집 탐사 프로그램까지 폄훼할 생각은 없다.

논설주간  이봉수

 




이봉수 기자
작성 2018.07.27 11:05 수정 2020.07.0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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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