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65개 (124 페이지)
[하진형 칼럼] 밀행(密行)
그는 언제부턴가 예전과 달리 조용했다. 화내지도 않고 무엇이든 자랑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술자리에서도 조용히 듣다가 가끔씩 짧게 말할 뿐이었다. 그러면서 ‘넌 왜 조용하냐? 라고 말을 걸어도 그저 보일 듯 말 듯 조용한 미소를 흘리기만 한다. 큰일을 겪었다고 하더니 혹...
[최규성 칼럼] 임나(任那)와 그 이명(異名)에 대하여
■ 임나(任那)라는 국명에 대하여임나일본부설에 대해 비판을 늘어놓으면서 역사에 대해 좀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 중에 ‘임나(任那)’가 무엇을 표기한 것인지, 임나가 어디에 있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임나(任那)는 한반도 남부지역에 있었던 ‘가야’를 가리...
[고석근 칼럼 ] 거지
존재와 접속하라, 그리고 창조하라.- 질 들뢰즈 지하철역에 가끔 거지가 출몰한단다. 배를 바닥에 끌고 기어가면서 구걸을 한다고 한다. ‘두 다리가 멀쩡한 것 같은데?’하고 한참 쳐다봤더니, 어느 순간 후다닥 일어나 다른 곳으로 휙 사라지더란다. ...
[민병식 칼럼] 위화의 '인생'에서 보는 그 어떤 삶이라도 소중하다
위화(1960~ )는 중국 저장성 출신으로 단편소설 ‘첫 번째 기숙사’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고 첫 장편소설 ‘가랑비 속의 외침’ 이후 두 번째 장편소설 ‘인생’으로 작가로서 확실한 기반을 다졌다. 이 작품은 중국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으며, 1994년 ‘칸’ 영화제...
[김관식의 한 자루의 촛불] 권력을 사유화하지 말라
가끔 신문지상을 떠들썩거리는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소식들은 국민들을 안타깝게 한다. 모두 저들은 국민들이 위탁한 공직자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권력을 사유한 나머지 저런 불행한 일을 겪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측은한 감정이 앞선다. 사람들은 권력을 가지면 휘...
[하진형 칼럼] 온 세상은 기적이다
지난해 퇴직 후 겨울에 얼어있는 시골의 땅을 밟았다. 집 주변 곳곳엔 쓰레기가 작은 산을 이루고 집 뒤 밭의 감나무는 몇 년째 퇴비 구경을 하지 못해 허기져 늙어가고 있었다. 소식을 듣고 찾아온 친구는 ‘늘그막에 일 구덩이에 빠졌다’는 말을 남기며 혀를 찼다. 30년 ...
[신연강의 인문으로 바라보는 세상] 살아있는 글
“밖에 나가 부조리한 것을 마구 물어뜯고 싶어”라고 말할 때, 나는 내 글을 다독인다. 사나운 녀석의 목덜미를 잡아 주저앉히며, 머리를 쓰다듬고 다독인다. 글의 야성(野性) 때문이다. 야성이 살아있는 글. 글은 부딪혀 깨뜨리고 싶어 한다. 위선과 허구의 가면을 벗겨내고...
[고석근 칼럼 ] 몸
몸은 실존의 존재이다. - 장 뤽 낭시 일본의 한 무용수는 하얀 눈이 내린 겨울 산길을 나체로 걸어간다고 한다. 그 공연을 보기 위해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나도 해 보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산길을 나체로 걸어보았다. 충만한 자유였다. ...
[민병식 칼럼] 모옌의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에서 보는 서민은 어디에서 살 것인가
모옌(莫言), 1955~ )은 중국 산동성의 한 농촌마을에서 태어났고, 본명은 관모예(管謨業)이다. 모옌은 글로만 뜻을, 표현할 뿐 말하지 않는다'는 뜻의 필명이라고 한다. 그는 향토색이 짙은 소설과 중국 공산주의 체제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관료주의를 풍자는...
[홍영수 칼럼] 옛사람의 삶의 디자인, 병산서원(屛山書院)
근래에 들어와 전반적인 문화에 걸쳐 전통에 관심이 높아졌다. 그래서 전통의 이해와 계승발전 등과 같은 우리 것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연어의 귀소본능처럼 우리는 전통을 찾아 익히고 공부해야 한다. 옛것에 대한 막연한 향수라기보다는 우리 일상을 지배하고 ...
[최용완 칼럼] 한반도 민족의 시원
스탠퍼드대학의 카발리 스폴자 연구팀은 지구상 여러 대륙에 일만 명 이상의 인구를 선택하고 5년 동안 인류혈연(human genome) 연구하여 1998년에 시카고 트리뷴에 발표하여 퓰리처상을 받은 바 있다. 현대 인류가 10만 년 전에 아프리카를 떠나 ...
[김관식의 한 자루의 촛불] 역할기대의 삶이 행복한 삶인가?
많은 사람들이 높은 지위에 오르기를 희망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목적을 돈을 벌기 위함에 두고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간다. 높은 지위에 오르고 돈이 많으면 행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높은 지위에 오르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정말...
[최규성 칼럼] 인명풀이 신무천황(神武天皇)
신무천황(神武天皇)은 『일본서기』에 나오는 일본의 제1대 천황이다. BC. 711년에 출생하여 45세 되던 해에 큐슈의 휴가국(日向國)을 떠나 동쪽으로 정벌을 시작하였고, BC.660년(신유년)에 장수언(長髓彦; 나가스네히코)의 야마토국을 정복한 후 초...
[하진형 칼럼] 일기를 쓴다는 것
일기(日記)를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일기는 개인이 겪은 일상과 느낌을 적고 그것을 수양으로 승화시키는 매일매일의 기록이기도 할 것이다. 35년 넘게 일기를 써 오면서 가끔 지나온 기록들을 뒤적여 보기도 한다. 희한한 것이 컴퓨터 키보드를 두들긴 것과 달리 직접 펜으로...
[고석근 칼럼] 행복한 시지프스
산정을 향한 투쟁 그 자체가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우기에 충분하다. 행복한 시지프스를 마음속에 그려보지 않으면 안 된다. - 알베르 카뮈 시지프스는 신들의 왕 제우스를 속인 죄로 지옥에 떨어졌다. 그는 언덕 정상에 이르면 바로 굴러떨어지는 무...
[민병식 칼럼] 아르투르 슈니츨러의 '구스틀 소위'에서 보는 사회를 지탱하는 힘, 도덕성
오스트리아의 극작가이며 소설가인 아르투어 슈니츨러(1862∼1931)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병원에서 정신의학 및 피부과 의사로 근무한 적이 있는 의사 출신으로 1890년부터 ‘젊은 빈’이라는 문학동아리 일원으로 활동했고, 이때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지크문트 프...
[신연강의 인문으로 바라보는 세상] 지칠 때 하는 독서
지쳤을 때 하는 독서가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쳤는데 무슨 독서인가 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답은 긍정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하는 책읽기는 생각의 공백에 침잠하고,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며, 심신을 다스리고, 새로운 의욕을 북돋기 때문이...
[김용필의 역사기행] 용산을 가다
1. 용산은 어디인가?용산은 900년 동안 점령군의 주둔지였다. 용산은 북악산에서 이어지는 용맥이다. 구용산과 신용산으로 구분되는데 구용산이 용산의 원조이다. 구용산은 도화동, 용문동. 원효로 1.2.3.4가 청파동, 남영동 서울역이다. 다시 말하자면 지금의 청암대(도...
[김관식의 한 자루의 촛불] 노 교사의 예찬
맹자는 인생의 세 가지 즐거움은 첫째, 父母俱存兄弟無故(부모가 다 살아계시고 형제들이 무고한 것), 둘째, 仰不愧於天府不怍於人(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고 땅을 굽어보건대 사람들에게 죄를 짓지 않은 것), 셋째, 得天下英才而敎育(천하의 영재들을 얻어 가르치는 일...
[최규성 칼럼] 인명풀이 백제 임성태자(琳聖太子)
‘임성태자(琳聖太子)’는 일본 오우치(大內) 가문의 족보에만 전해져오는 이름으로, 『삼국사기』나 『일본서기』 같은 책에는 실려있지 않아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수수께끼의 인물로 여겨져 왔다. 먼저 백과사전 등에서 임성태자에 대하여 설명해 놓은 내용을 보면...
Opinion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크리비리흐시 ...
2025년 3월 예멘 국경없는의사회 영양실조 치료식 센터에 입원해 회복중인 3개월령 아기 ...
파키스탄 구지란왈라 지역 소재 약제내성 결핵환자 관리 프로젝트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마함...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가하는 봉쇄를 강력히 규탄한다. 3월 9일자로 ...
2014년에 시작된 국제적 무력분쟁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크게 확대된 이후 3년...
안녕하세요. 조유나입니다. 시 한 줄이면 마음이 정리되지요.&...
안녕하세요. 조유나입니다. 시 한 줄이면 마음이 정리되지요.&...
안녕하세요. 나영주입니다. 사랑하는데 이유를 달지 않듯이 시를...
나는 이천삼백이십구년 전 인간 아소카다. 갠지스강이 흐르는 너른 들판 비하르주 남...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